IMF직후인 지난 98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1년 평균 22일의 연월차 가운데 실제 휴가로 쓴 날은 9일도 채 못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생리휴가를 11.7일 부여받으면서 이 가운데 5.3일 정도만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7월부터 두 달 동안(조사 기준기간은 9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전국의 5인 이상 사업장 1132곳의 인사·노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자계식 방법을 통해 실시한 '근로시간·휴일·휴가제도 실태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98년 한해 동안 전산업 평균 연차휴가 발생일수는 평균 12.1일이었으나 실제 노동자 1명이 사용한 휴가일수는 평균 4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월차휴가의 경우 평균 9.9일을 쉴 수 있었으나 실제로는 평균 4.4일밖에 사용하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또한 전체 조사대상 사업장 가운데 노동자들이 연차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곳도 37.8%에 이르며 월차의 경우도 조사대상 사업장의 26.4%가 하루도 쓰지 않은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노동자의 비율도 30.8%에 이른다.

한국노총은 이같은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 결과와 관련, 논평을 내어 "경제 위기가 정점에 이르렀던 98년에 인력감축의 공포 속에서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휴일을 노동으로 대체해 노동량 증가를 감수한 결과"라며 "주어진 노동량의 완수 없이는 휴식을 생각해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다.

한국노총은 또 "이같은 98년의 상황 고려 없이 양적 현상만을 결과로서 발표한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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