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택관리공단이 수행해오던 고유기능인 국민 임대주택의 임대관리 업무를 지난 11월 이후 신규 입주 주택부터 주택공사가 관리하기로 함에 따라 주택관리공단노조(위원장 진성문)가 반발하고 있다. 9일로 철야농성 32일째를 맞는 노조 진성문 위원장<사진>을 만났다.
 


- 노조가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98년 정부의 공기업 경영혁신계획에 따라 주택공사에서 우리 공단이 분리된 것은 주택건설 공급은 주택공사가, 관리는 우리 공단이 맡아 전문화시키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임대업무 관리를 주공이 가져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주공이 정부로부터 2005년 국민임대주택 150만호 건설을 부여받았는데, 그것에만 매달리기도 벅찰 것이다. 주공에서는 공단이 그 150만호를 관리하는 게 힘들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핑계가 되지 않는다. 건설이라는 고유업무를 맡고 있으면서도 관리업무까지 하겠다는 것은 사회정의 관점에서도 있을 수 없는 얘기며, 자사 이기주의라고 할 수밖에 없다. 또 주공에서 임대주택을 관리했던 98년말의 일반관리비를 100%으로 봤을 때 2003년말 공단의 일반관리비가 25%나 절감됐다. 반면에 입주민 주거만족도는 향상됐다.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입주민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초생활수급권자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거만족도를 향상시킨 것인데, 이제 와서 주공이 무슨 명분으로 공단의 업무를 가져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명백한 잘못조차 여론화되지 않고, 정부마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낀다. 사람들에게 사회정의가 살아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제대로 싸우겠다.”

- 주공이 관리업무를 맡게 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은.
“주공이 임대관리업무까지 직접 수행하게 되면 이중비용이 들게 된다. 출장을 위해 사무실도 따로 내야 하고, 관리 주체가 바뀌는 데서 오는 입주민의 불편도 배가 될 것이다. 지난 6년 동안 공단이 해왔던 효율적인 면과 주거만족도 향상 등의 성과를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 농성을 한 지 한 달이 넘었다. 힘들진 않은가.
“전국에 있는 조합원들이 휴가를 내서 저녁 집회와 철야농성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또 우리 공단에는 비정규직 직원들도 많은데, 그 비정규직 동지들도 이 투쟁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노조도 그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2004년 임단협의 최대 과제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잡고 있다. 지난해에도 70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시켰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4~5배 넘는 인원을 구제할 것이다. 그 동지들이 노조 투쟁의 원동력이다.”

- 앞으로 투쟁 계획은.
“지난 6일 대의원대회에서 투쟁기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주택공사와 비교해 절반도 되지 않는 임금을 받고, 15년을 근속해도 대부분 연봉 2,000만원도 안 되는 열악한 상황인데, 기본급의 15%를 공제해 투쟁기금을 낸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 공단의 고유업무를 강탈하려는 움직임을 그냥 방치할 수 없기에 (투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투쟁기금 모금이 완료되는 시점인 내년 1월이 본격적인 투쟁시기가 될 것이다. 투쟁기금으로 신문광고, 국민대자보 발간, 임대주택 입주민과 일반 시민 서명 등을 진행할 것이다. 또 입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합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모두 동원해 제대로 된 투쟁을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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