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은 8일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 재시도에 대비해 이날 오전부터 국회 법사위회의실로 몰려가 위원장석을 차지하는 등 사실상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날 오전 긴급의원총회에 이어 오후 본회의가 시작되기 전에도 법사위 회의실에서 의총을 열고 국보법폐지안 상정 저지대책을 논의했으며 본회의가 시작된 후에도 10여명이 계속 남아 법사위회의실을 지키는 등 '철통방어'에 나섰다.
   
위원장석을 차지하고 앉아있던 이규택 최고위원은 김덕룡 원내대표가 법사위회의실에 들어서자 국방위에서 자이툰부대 파병동의안 가결 소식을 전하며 "임시국회를 할 필요가 없겠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가 "의원 4분의 1 이상이면 임시국회를 할 수 있고, 휴회 기간에도 상임위는 소집할 수 있다"고 답하자 이 최고위원은 "매일 여기서 의원총회 해야 되겠네"라며 화답했다.
   
그러자 '68세' 고령이고 법사위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법사위 회의 때마다 여당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온몸으로 막아온 김용갑 의원이 "아예 여기 텐트를 치자"라고 말하며 결연한 의지를 보여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 인사말을 통해 "파병동의안도 통과됐고, 예산안도 어렵지만 통과되는 분위기다. 굳이 임시국회를 할 필요없다"면서 "여당의 최재천 의원이 지난 실수를 만회, 무슨 일이 있어도 국보법 상정을 하겠다고 하니 오늘, 내일이  중요하다. 우리는 법사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본회의를 마친 후 다시 법사위회의실에 집결, 만일의 사태에 대비키로 했다.
   
이와관련, 중진인 맹형규 의원은 "국보법 반대는 당연하지만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개정안을 내서 정상적인 논의의 틀에서 우리안을 관철시키도록 하자"며 '여(與) 폐지 철회전 개정안 제시 불가'를 주장하는 박근혜 대표와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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