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년간 비정규 미조직 조직화와 투쟁에서 구심역할을 해 왔던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신임 본부장에 대공장인 기아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현 고종환 본부장이 재선됐다. 3파전으로 치러진 지난 2일 선거에서 고 본부장이 재선에 성공한 데에는 지난 2년 사업에 대한 서울지역 대의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반영된 것 같다.

그러나 고 본부장은 “내가 잘 했다기보다는 역량있는 사무처 식구들이 모두 다 열심히 해 줬기 때문"이라며 "지구협의회 활동을 통해 서울본부를 밑바닥부터 강화해 오는데 힘써준 동지들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고 본부장은 또 “대공장 출신이 지역본부 활동을 뭘 알았겠는가. 하지만 ‘발로 뛴다’는 정신 하나로 사무처에서 논의해서 결정하면 반드시 실천한다는 자세로 일했고, 그렇게 뛰다보니 민주노총 중앙이나 연맹과의 관계에서 서울본부 역할이 보이더라"며 "지난 2년이 실천을 통한 준비기간이었다면, 앞으로 2년은 서울본부가 생각하는 주체적 사업을 발전시키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적 사업방향으로 고 본부장은 △지구협 강화, 산별연맹과의 유기적 결합 △미조직 비정규직 지원 확대 △지방노동위원회 노동자위원 활동 강화 △서울시정 및 사회개혁 사업 추진 등을 제시했다.

그는 “서울본부가 명실상부한 서울지역 민주노조의 구심이 되려면 궤도연대나 택시연맹과 함께하는 교통개혁 운동,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하는 의료개혁 운동, 전교조나 사무금융노조와 함께하는 교육개혁 및 투기자본 감시활동 등 연맹 주요 사업에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전문화’돼 있던 서울본부의 미조직 비정규 사업을 이렇게 전망한다. “서울본부가 선도적으로 진행했던 미조직 비정규 사업은 이제 중앙에서 틀어쥐고 가야할 전국적 이슈가 됐다. 서울본부는 올해도 차별철폐 대행진과 최저임금 투쟁 등을 통해 축척된 역량을 발휘했고, 앞으로도 민주노총 사업의 ‘질’을 높이는 사업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다.”

2005년이면 서울본부가 출범 10년을 맞는다. 이제는 서울본부가 비정규직 사업의 선구자 역할을 넘어 서울본부 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10년의 토대를 닦을 수 있을지, 고 본부장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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