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파병연장 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국회 이라크 현지조사단이 조사를 마치고 2일 귀국했으나 의원들은 특별한 전투도 없이 비교적 안전한 아르빌 한 군데에만 머무르는 등 한계가 뚜렷한 형식적인 조사만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라크 현지조사를 다녀온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사진>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파병반대 의원모임’ 소속으로 유일하게 이라크를 다녀 온 임 의원은 “국방부는 처음 현지조사 계획조차 없었는데 당정협의에서 문제제기를 받고 급히 계획을 세웠다”며 “그래서 현지사정을 충분히 보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고 자이툰 부대나 쿠르드자치정부 지도자, 미군관계자 등 상층부 인사 위주로 만나 이라크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에 따르면 자이툰 부대가 머무르는 아르빌 숙영지는 100만평의 벌판에 건설돼 있으며, 부대는 파병 이후 현재까지 현지 적응과 숙영지 건설에 집중하며 주민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거나 호떡을 제공하는 등 주민대상 민사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의원은 “이라크 현지 정세는 전투가 계속되고 있어 평화재건이라는 파병명분은 전제가 잘못됐다”며 “미군 관계자는 한국군의 전투참여 여부에 대해 ‘한국군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했지만 베트남전의 전례를 볼 때 한국군이 언제 전투행위에 참여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최근 미국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파병은 북핵문제와도 관계가 없다”며 “미국의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는 자이툰 부대는 즉시 철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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