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노동시간은 평일에는 16시간이고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24시간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일하면서 받는 월급은 60만원정도 입니다. 이 월급에는 연장근로·야간근로수당은 물론이고, 연월차수당과 퇴직금까지 포함됩니다. 작업복은 지급되지 않고 제공되는 식비도 없습니다. 지난 추석 때는 꼬박 6박7일을 쉼없이 근무해야만 했습니다. 명절 때마다 차례나 제사를 지내는 건 꿈도 꾸기 어렵고, 오랜만에 할아버지 집을 찾은 손자,손녀들도 학교 경비실에서 만나야만 했습니다.”

대구에 이어 울산지역 학교 경비원들도 살인적인 근무환경을 폭로하고 나섰다. 1일 울산지역연대노조 학교안전지부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울산본부에서 장시간 노동과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50대에서 70대까지 고령인 울산지역 학교 경비원들은 이처럼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에 시달릴 뿐 아니라 산재보험 등 4대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울산지역 학교들은 학교경비업무를 보안업무 전문회사인 캡스 또는 에스원에 위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에스원에 경비원 인력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인 에스피아가 소속 경비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려하자 이에 반발해 약 50여개 학교 50여명의 경비원들이 연대노조에 가입했다.

연대노조에 따르면, 이들 보안업체들은 학교로부터 경비원 1인당 매월 115만원(캡스)에서 129만원(에스원)을 업무위탁비로 지급받고 있는데, 에스원에 경비업무를 위탁한 학교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이 캡스에 업무를 위탁한 학교 노동자들보다 월급이 10만원 이상 적다. 노조는 “더 많은 업무위탁비를 받는 에스원과 에스피아가 노동자들에게는 훨씬 적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에스피아가 법적으로는 교섭상대지만 이 회사 또한 업무를 위탁받는 위치에 불과해 근로조건을 결정하는데 상당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의 열악한 임금 등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은 에스피아보다는 에스원이, 에스원보다는 학교가, 학교보다는 교육청에 있기 때문에 학교장, 교육청과의 면담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