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물질문명의 파괴성을 호되게 비판하며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실천했던 미국 문명비판론자 스코트 니어링(1883-1993)의 생애를 조명한 '스코트 니어링 평전'(존 살트마쉬 지음·김종락  옮김·보리  펴냄)이 번역, 출간됐다.
   
스코트 니어링은 부유층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특권을 버리고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사회주의자에서 공산주의 운동가로, 다시 귀농으로 나아가면서 스스로 땅에 뿌리박은 삶을 선택한 인물.
   
아내 헬렌 니어링과 함께 쓴 '조화로운 삶', '조화로운 삶의 지속',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등 여러 권의 책을 통해 대량소비와 무한경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었다.
   
스코트 니어링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탄광 도시 모리스 런의 영향력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필라델피아에서 교육받았고, 1905년 펜실베이니아의 워튼 대학을 졸업했다. 그 후 워튼 대학에서 경제학자로 교수의 길을 걸으면서 진보적 정치사회운동에 몸을 던졌다.
   
아동노동 착취를 날카롭게 따지고 사회 구원을 힘주어 외쳤다.  1915년  종교와 경제에 대한 진보적 입장때문에 워튼 대학에서 해고되었고, 2년 뒤에는 반전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털리도 대학에서도 쫓겨났다.
   
두 차례나 대학에서 밀려난 뒤에는 사회당에 들어가 사회주의 운동을 펼쳤다. 1920년대 좌파에서 이름을 떨쳤으며,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고 난 뒤에는 1927년 노동당에 입당했다.
   
이 기간 그는 차별과 가난, 착취와 식민주의를 줄기차게 반대했다.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 나아가서는 제국주의를 통렬히 비판했다.
   
1930년 노동당의 강령과 자신의 견해가 부딪히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당에서 제명되었다.
   
이후 좌파 조직과의 인연을 끊고 '단순한 생활과 스스로 충족하는 삶'이라는 철학을 실천에 옮기며 버먼트와 메인으로 이어지는 50여년의 귀농실험을 시작했다.
   
그는 마치 순례자가 성지를 순례하듯 거친 들판으로 나아갔다.  그는 기독교와 정치, 나아가 미국 사회 전체에서 벗어났다.
   
고지식해 보일 정도로 자급자족하는 삶에 빠져들면서 그는  20세기판  에머슨과 소로가 되었다.
   
그는 정치적, 문화적 소외에 대한 해결책으로 땅으로 되돌아가는 길을 제시한 좌파로서, 즉 문명을 반대하는 좌파로서 조명받았다.   468쪽. 1만8천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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