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폐지국민연대 등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이 30일 오후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실을 항의방문했으나 천 대표를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갔다. 또 국회본청 앞마당에서는 국보완전폐지실천단 소속 대학생 60여명이 20여분 동안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전원 연행됐다.


오종렬 국보폐지국민연대 공동대표와 박종철 열사 아버지 박정기씨, 한총련 수배대학생 어머니 유귀자씨, 민가협 권오헌 회장, 9년 최장기 수배자 유영업씨 등 8명은 30일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7대 국회의원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국회가 국보법 폐지안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며 피해자들은 ‘더는 믿을 것이 없다’는 심정”이라며 “국보법 제정 56주년인 1일 열리는 국회 법사위를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천 대표가 면담요청에 답하지 않아 호소문을 전달하러 왔다”며 대표실을 찾았다가 천 대표가 자리에 없자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자리에 둘러 앉았다. 이들은 “천 대표가 최근 국보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 불가를 흘리는 등 폐지 약속을 믿을 수 없다”며 “천 대표로부터 직접 1일 법사위에 법안을 상정하겠다는 확답을 받을 때까지 앉아 있겠다”고 3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최용규 제1정조위원장을 만나고 돌아갔다. 이들은 “천 대표에게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해 직접 찾아왔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도 2차례나 면담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보안법 완전폐지 촉구 실천단’ 소속 대학생 등 회원 60여명은 이날 오후 3시께 국회본청 앞마당에서 기습시위를 갖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전원 연행됐다. 이들은 개별적으로 국회 정문을 통과해 본청 앞마당에 집결했다. 국회본청 앞마당의 기습시위와 경찰병력의 투입은 극히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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