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노조 대표자들의 국회 안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소식을 들은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급히 공사현장 내 농성 장소를 찾아 대표자들에게 “민주노동당이 여러분들의 뜻을 전달하겠다"며 "극단적인 생각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국회경비를 담당하는 경찰쪽에는 “되도록 농성자들을 안정시켜서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 "여러분의 뜻을 잘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 매일노동뉴스


단병호, 최순영, 이영순, 조승수 의원 등 민주노동당 의원단 4명은 농성 시작 3시간 후인 오후 3시50분께 농성장을 찾아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는 농성자들과 1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단병호 의원은 “위에서 얼마나 춥냐, 건강은 어떠냐”며 안부를 물은 뒤 “비정규직 여러분들이 그렇게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해한다"며 "어렵고 힘들더라도 신중하게 행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단 의원은 “여러분들의 뜻이 올바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농성단의 뜻을 잘 알릴 수 있도록 국회 안에서 역할을 다 할 것이고 다른 정당들과도 충분히 의논해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승수 의원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민주노동당 의원들에게 전할 말이 있으면 해달라”고 요청하자 농성자 중 1명은 “비정규직으로 사느니 여기서 죽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 의원단은 국회 경비대장과 면담을 갖고 되도록 농성자들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해 줄 것과 음식물 반입 등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단병호 의원은 “농성자들이 극단적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음식물과 보온용품들을 충분히 보급해야 한다"며 “일단 안정을 취하게 한 후 문제해결 방안을 강구하자”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의정지원단은 경찰과 협의를 마치는 대로 농성자들에게 방한복과 모포, 음식물 등을 보급할 예정이다.

 
<1신>비정규노조 대표 ‘국회 기습 점거농성’
정부 비정규입법안 폐기 주장하며 국회 안 타워크레인서 ‘무기한’ 농성 돌입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비정규노조 대표자들이 24일 오후 12시 10분경 정부 비정규직입법안 폐기와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을 주장하며 국회 안 공사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12시께부터 국회 도서관 옆 공사현장에 들어가 현장에 설치돼 있던 타워크레인에 오르기 시작했으며, 건설회사측 관계자들이 이를 뒤늦게 알고 저지하려 했지만 이미 50M 높이 정도의 타워에 4명 모두 올라간 뒤였다.
 

 ⓒ 매일노동뉴스 박여선 기자

 
이들은 곧 타워크레인 윙 부위에 “현대판 노예제도 파견법을 철폐하고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허가제를 쟁취하자” “기간제 사용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여 비정규확산 막아내자” “비정규직 정규직화 쟁취하자” 등의 플래카드를 걸고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에 돌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전비연, 의장 박대규) 소속 비정규노조 간부들로 전국타워크레인노조 이수종 위원장, 서울지역사무노조 김경진 위원장,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김주익 사무국장,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아산공장사내하청지회 조합원 김기식씨 등 4명이다.
 
현장에 도착한 박대규 전비연 의장은 “지난 24일 비정규 노조들은 간부파업을 결의하면서 만약 정부가 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강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가 ‘현대판 노예제도’인 비정규악법을 추진한다면 앞으로도 더 강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레미콘 기사들로 조직된 전국건설운송노조도 수도권 노조원들을 중심으로 차량시위를 벌이려 했으나 경찰의 원천 봉쇄로 무산됐다.
 
또한, 국회 밖에서 농성 지지 집회를 열고 있던 이용식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이남신 서울본부 부본부장, 구권서 시설노조 위원장 등 16명도 경찰에 연행된 상태다.
 
 ⓒ 매일노동뉴스 박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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