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 등 5개국 성인 20%가 고통 호소…유럽국들, 치료 위해 연간 GNP의 4%나 지출
세계화는 정신건강에도 해롭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핀란드, 독일, 폴란드, 영국, 미국 등 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과 노동'연구를 통해 세계화가 전세계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5개국에서 노동자들의 정신건강관련 질환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현재 성인인구의 약 20%가 정신건강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핀란드에서는 노동자들의 50%가 불안감, 우울증, 신체적 고통, 수면장애 등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으며, 미국 노동자들의 40%도 극도의 스트레스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적지 않아서 유럽연합국가들에서 약 국민총생산(GNP)의 3∼4%가 정신건강문제로 지출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연간 적게는 300억 달러에서 많게는 440억 달러가 우울증 치료에 쓰여지고 연간 노동손실일수도 2억일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도 해마다 5백에서 6백만의 노동손실일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핀란드와 독일에서는 우울증에 의한 조기은퇴가 증가하고 정신관련질환이 장애연금의 가장 일반적인 사유가 됐다고 보고됐다.

이 보고서와 관련해 ILO는 "세계화의 충격이 가져온 고용불안의 확대가 정신관련질환의 급증과 관련있다"며 '모든 사람들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안전하고 인간존엄이 보장되는 상태에서 일할 권리를 가진다'는 ILO의 원칙이 지켜지도록 정부와 사용자 및 노동자 단체, 그리고 시민단체들 모두가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ILO는 WHO, 세계정신건강협회(WFMH)와 함께 10일 ILO 본부에서 '정신건강과 노동'을 주제로 세계정신건강의 날 행사를 가졌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