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LA 동포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내 노동운동에 대해 “노동자의 연대를 제일 먼저 고려하지 않는 그들만의 노동운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노 대통령은 “민주노총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대부분 대기업 노동자, 고용의 확실한 보장을 받고 있는 가장 안정된 노동자들이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의 말처럼 “노동혐오적 시각을 압축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번엔 뭔가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느낌이다.

민주노총의 이번 총파업의 핵심요구는 ‘정부 비정규법 개악저지, 비정규보호입법 쟁취’다. 노동운동 차원에서 이번 총파업은 정규직이 비정규직 문제를 놓고 싸움에 나섰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기도 하다.
 
대통령의 발언을 빌어 '노동자 연대'를 설명하자면, “고용의 확실한 보장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고용이 불확실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함께 나서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노총이 노동자 연대를 위해 나서고 있는 판에 왜 안하냐고 몰아붙이는 격이다.

만약 노 대통령이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한 발언이라면 ‘이데올로기 공세’라고 할 수 있겠다. ‘오해’가 있다면 노동계의 목소리에 한번쯤 귀기울였으면 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조만간 노 대통령은 ‘노동자 연대’를 보게 될 것 같다. 민주노총이 정부의 비정규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시점인 26일, 법안저지를 위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노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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