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기획예산처가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되는 구조조정 반대 및 재정확보요구 시위로 몸살을 앓고있다.

9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공기업 민영화 등 공공부문 구조조정작업이 본격화된 지난 98년11월 이후 최근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기획예산처 정문앞에서 열린 시위는 모두 45건에 이른다.

이같은 시위 건수는 현 정부 내 단일부처 중 으뜸이라는 것이 기획예산처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전국교직원노조 조합원 300여명이 교육재정확보를 요구하며 기획예산처 정문 앞에 시위를 벌였고 공공운수사회 서비스노동조합원 1000여명은 지난 1일 일방적인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심지어 공기업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시위 도중에는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을 화형시키고 장례식까지 치루는 광경도 종종 목격됐다.

이처럼 시위가 빈발하자 기획예산처는 같은 청사에 있는 서울지방조달청이나 여성특별위원회는 물론 이웃한 국립중앙도서관, 강남 성모병원으로부터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국립도서관을 찾은 한 학생은 "아무리 정부부처가 있다고 하더라도 도서관과 병원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오늘날 영국이 오랜 영국병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럽의 맹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공공부문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당장 어렵고 힘들겠지만 국민 모두가 구조조정의 고통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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