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증권,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구조조정 태풍에 휩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방카슈랑스 2단계 강행의사로 촉발된 제2금융권 노동자들의 투쟁 역시 더욱 파고를 높여가고 있다.
 
민주노총 총파업과 발 맞춰 사무금융연맹(위원장 곽태원)은 금융산업 균형발전 촉구 투쟁을 전면화하는 한편 지난 1일부터 연맹 곽태원 위원장 단식농성에 돌입, 일주일 넘게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일 광화문 열린광장에 설치된 농성장에서 곽 위원장을 만났다.

- 금융산업 균형발전이 의미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은행에 대형화와 겸업화를 허용하며 집중적으로 육성해 왔다. 여기에 투입된 공적자금만해도 벌써 9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은행위주의 금융정책으로 제2금융권은 고사위기에 있다. 특히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이미 은행의 외국인 지분은 60%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는 금융주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눈 앞에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이 이 투쟁의 핵심이다."
 

- 금융정책 전환의 구체적인 내용은?

"일단 보험업무를 은행에 허락하면서 현재 보험산업은 자체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방카슈랑스 2단계가 강행될 경우 10만명에 가까운 보험설계사들이 대거 실직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며, 보험노동자들도 대량 구조조정 될 것이다. 방카슈랑스 2단계를 막아야 한다.
증권고유업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은행업무에 부수화된 실정이다. 그래서 증권계는 위탁매매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위탁수수료 출혈경쟁으로 위기에 처했다. 또 원천징수 방식의 증권거래세로 인해 증권업계의 당기순이익보다 세금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이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거나 폐지시켜야 한다. 아울러 어음관리계좌업무를 증권업에 허용할 필요가 있다.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부산 한마음금고 부도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존재한다는 것은 넌센스이다.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상호저축은행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BIS비율을 폐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카드대란 이후 카드산업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카드업계의 대손충당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 그렇다면 금융산업의 발전전망에 대한 견해는?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이 균형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금융산업이 지닌 기본적인 공공성은 국가 경제 전체의 공공성으로 이어진다. 금융산업 내 여러 업종들이 독자적 생존을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위험이 높은 시장에 자금을 공급했던 종금사나 리스가 정부의 금융 구조조정 정책으로 사라진 이후 기업들이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지금같은 은행중심의 금융정책으로는 기업들에 대한 자금조달이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은행이 위험도가 높은 기업에 돈을 대지 않아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이대로는 산업 자체 육성마저 위험해질 것이다."

-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이 필요한가?

"재벌해체론자이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은행중심의 금융산업 개편으로 금융주권이 상실될 바에는 차라리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산업자본이니까 안 된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 마지막으로 이후 투쟁계획은?

"끝까지 싸울 것이다. 현장 분위기도 매우 고조되고 있다. 정부를 상대로 금융정책을 바꾸자는 싸움에 조합원들이 대단히 고양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방향을 바꾸기 위해서 모든 역량을 동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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