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대신생명이 노동조합 설립으로 노-사간 갈등을 빚고 있다.

5일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신생명은 지난 달 19일 노조가 설립되면서 임금. 단체협상을 요구하는 조합원측과 이를 거부하는 사용자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금융전문 대신그룹은 창업자인 양재봉 회장이 '무노조' 원칙을 내세워 그동안 어느 계열사도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직원들도 조합설립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부 386세대 영업소장들을 중심으로 노조설립에 성공해 사측과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생명 노조는 오는 9일 보라매공원에서 조합 창립총회를 겸한 대대적인 발대식까지 준비하고 있다.

대신생명 노조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겪으면서 경영진이 무원칙한 감원과 충원을 되풀이함으로써 조직원들이 동요하고 영업기반도 잃었다고 주장하며 사측의 성실한 임단협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IMF 관리체제의 어려운 고비를 넘겨 다시 안정궤도에 오를 시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더 이상 조합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2단계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노-사간 대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조의 자진 해산을 유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98년 이후 양 회장과 계열사가 1천3백여억원을 출자, 이제 겨우 큰 고비를 넘긴 마당에 노조설립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대화와 타협으로 극한 대립을 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신생명은 6월말 현재 지급여력이 준수기준인 100%를 넘은 데다 주식 운용자산이 50억원대에 불과, 증시침체 영향이 적지만 보험권 구조조정의 물줄기에 휩쓸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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