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회장 박용성)는 과도한 임금상승을 막기 위해서 현행 연공서열형 임금제도를 직무급제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주도 아래 구체적 시장임금 데이터가 공개돼야 한다고 13일 주장했다.

대한상의가 의뢰해 박호환 아주대 교수(경영학)가 작성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임금체계 개편’ 보고서에 따르면 “성과나 능력에 상관없이 근속년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상승하는 연공서열형 임금제도의 경직성 때문에 우리나라의 임금상승률이 지나치게 높다”며 직무급제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보고서는 “직무급제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시장임금 수준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정부기관 등에서 업종별·직무별 구체적인 임금 수준을 주기적으로 조사해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무급제 도입으로 임금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종업원들의 동기유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임금 수준이 경쟁사 또는 비교대상기업에 비해 적정한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현실상 구체적 시장임금 수준에 대한 기초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박호환 교수는 “직무급제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서는 종업원이 자신의 임금수준 및 임금결정과정이 공정하다고 느끼는 공정성 확보가 필수적이므로 직무가치의 공정한 평가를 위해 노사합동평가위원회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새로운 임금제도를 근로자들이 수용하지 않으면 직무급제 도입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므로 ‘노사정위원회’ 등에서 이 문제를 충분히 논의해 노사간 이견을 줄여나가는 것도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임금 유연성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달성하는 핵심적 수단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연공서열형 임금제도의 경직성이 해소된다면 정리해고와 같은 수량적 노동유연성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게 되고 그에 따라 고용조정 등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도 상당폭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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