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매각이 미궁에 빠지면서 한보 직원들이 또다시 실직공포에 시달리고있다.

한보철강을 매입키로 본계약을 체결했던 미 네이버스 컨소시엄이 계약조건이행일인 지난달 30일까지 매각대금을 납입하지 않아 매각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은 우리측이 계약조건을 거의 이행한 만큼 앞으로 이버스측의 계약이행을 요구할 계획이지만 네이버스측의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인것 로 전해졌다.

10월 현재 한보철강의 직원은 965명(관리직 265명 생산직 700명)이며 이중 229명이 휴직중이다.

한보철강은 부도당시 3천54명이었던 직원들을 정리해고와 조직 슬림화, 퇴직등의 방법으로 2천여명 감축했다.

이들은 한보철강 A지구 봉강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철강 수요증가에 힘입어 지난 99년에는 2천763억원의 매출을 낸데 이어 올해에는 3천8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스와의 계약이 파기될 경우 이들의 장래는 극히 불투명해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스와의 계약이 파기되면 한보철강과 채권단은 새로운 입대상자를 찾아야 하나 올들어 세계 철강공급 과다로 철강업계가 생산설비를 축소하고 있어 신규매입자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법정관리를 받아온 한보철강이 부채상환 부담 때문에 후 3년이상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99년 법원이 승인한 한보철강 회사정리계획안에 따르면 한보철강의 부채상환액은 99년 89억원, 2000년 126억원, 2002년 126억원, 2003년 168억원에 불과하지만 2004년부터는 1천92억원으로 1천억원을 훨씬 넘게 된다.

이 때가 되면 연간 생산량 100만t 정도인 A지구 봉강공장의 매출만으로는 부채상환을 감당할수 없게 돼 한보철강은 사실상 파산할 수 밖에 없다.

매각지연으로 인한 또다른 문제는 B지구의 공장설비 완공에 있다. 지난 97년 1월 부도로 B지구 공사가 중단되면서 코렉스 설비, DRI공장, 제강, 2열연, 냉연공장, 항만 및 발전소 공사가 공정률 69%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동안 B지구 공사에만 3조3천327억원이 투자됐으며 이를 완공하려면 1조8천억원이 더 투자돼야 한다. 한보철강은 부도이후 25명의 정규직원을 B지구에 투입, 설비보전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장기간 방치해 두었기 때문에 설비 성능이 급격히 저하돼 있는 상황이다.

한보철강 관계자는 "법정관리 이후 A지구 봉강공장 가동으로 겨우 버텨온 게 사실"이라며 "최근 매각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직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