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국빈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1일(이하 한국시간)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기간에 첫 정상회담을 가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에 대해 "깊은 얘기를 나눌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회담 과정에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사이가 아주 좋아졌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숙소인 대우호텔에서 동행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슈뢰더 총리와 사이가 좋아진 것은 과거 동양의 지도자는 보통 자세가 빳빳하게 굳어 있었던 반면, (나와는) 얘기하는게 편안했기 때문이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슈뢰더 총리와 가졌던 정상회담 대화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서 자신이 느끼는 심경의 일단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슈뢰더 총리는 자신의 내각에서 일했던 라퐁텐 전 재무장관이  물러난 뒤 `심장은 왼쪽에서 뛴다'는 책을 써서 `슈뢰더 노선이 우경화돼 있다'고  비판하더라"고 전했다.

슈뢰더 총리는 또 "진보와 보수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나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것이 맨날 욕만 먹는다"면서 "취임 후 치른 지방선거에서 번번이 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한국의 국내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 양측의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국내 상황을  감안,  노 대통령이 동병상련의 심정에서 슈뢰더 총리의 발언을 소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베트남의 전략적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베트남은 성장하는 주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하노이 호치민=연합뉴스) 조복래 김범현 기자 cbr@yna.co.kr kbeom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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