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자리가 있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자신이 받는 처절한 차별만은 고쳐보겠다고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을 요구하며 ‘하루 총파업’을 먼저 결의했고, 그 투쟁이 이제는 전체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이 됐다. 오늘 이 자리는 정규직-비정규직의 구별도, 민주노총-한국노총의 구별도 없는 노동자 전체가 함께 비정규직입법 개악 저지를 위해 똘똘 뭉친 의미있는 날이다.”(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정부와 총자본이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한다면 민중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양대노총이 힘을 합쳐 총파업과 총력 투쟁을 배치하고 노동자 통큰 단결의 전선을 만들어 나가자.”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오늘 이 자리는 양대노총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을 넘어서서 통큰 단결을 다짐하고 승리를 확신하는 감개무량한 집회다. 오늘은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해 노동자 내부 단결과 통일을 향한 대장정의 첫 걸음이 될 것이며 민주노동당도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동등대우를 위해 힘찬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

“여성의 73%가 비정규직으로 전락하는 심각한 현실은 비정규직이 대량으로 양산되면서 빈부격차 등이 심화되고 그 속에서 여성이 희생자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과 비정규직이라는 이중의 차별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 여성계는 비정규직 입법 개악 저지를 위해 투쟁할 것이다.”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대표)


10일 대학로는 이처럼 비정규법안 개악 저지 요구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그리고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가 ‘하나’가 되는 자리였다. 이날 참가한 2만여명의 노동자들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전국건설운송노조, 직업상담원노조, 전국학습지산업노조, 현대차비정규직노조 등 비정규직 노동자뿐 아니라 철도노조, 현대자동차노조, 기아자동차노조, 사회보험노조 등 양대노총 정규직노조 조합원들도 대거 대회에 참여했다. 또한 민주노동당 당원들도 소속 지구당 깃발을 들고 대거 참여, 민주노동당이 발의한 비정규직권리보장 입법 제정을 촉구했다.

비정규직문제, 남의 일 아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현대차 정규직노동자 최병욱(37)씨는 “정부 입법안이 비정규직뿐 아니라 정규직에게도 큰 위협을 주는 법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투쟁해야 한다”며 “그러나 우리 스스로 직영-하청이라는 구분을 없애고 같은 노동자라는 의식을 갖는 것도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일하는 건설일용노동자 홍영식(52)씨는 “그렇지 않아도 나락으로 떨어진 건설현장 일당쟁이 노동자들은 더 나빠질 것도 없지만 모든 노동자들이 우리처럼 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당원인 정성희(35)씨는 “비정규직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사회적인 문제”라며 “내 아이들에게 차별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당원들이 나서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비정규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분신한 고 이용석씨가 소속된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는 ‘아름다운 청년 이용석 노동열사 정신계승 사업회’ 후원회원 신청을 받았다. 또한 대회장에서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현재 투병중인 정종태 재능교육교사노조 전 위원장의 후원금 모금이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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