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빅 이슈’로 부상한 비정규직 법안 문제와 고용정책, 산업재해 대책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비정규법안 논란=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배정된 모든 시간을 비정규직 법안 추궁에 활용하는 등 김대환 장관과 설전을 벌였다.
 
단 의원은 “정부의 법안은 비정규직의 대폭 확산 등 고용체계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며 자신이 제시한 비정규직 보호 방안을 정부가 반영해서 추진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할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단 의원은 이어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천사가 아니다”라며 “이 법안이 고용불안을 야기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질의하자, 김 장관은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답하는 등 ‘기세싸움’이 팽팽했다.
 
단 의원은 또한 “장관은 역사적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는 발언만 하고 있지 노동계 의견은 무시했다”며 “더구나 교수로 재직할 당시 수량적 유연화는 비정규직 증대를 가져온다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완전히 뒤집은 내용을 주장하는 등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노동계 의견을 수렴했고 전체적으로 비정규직을 줄일 수 있다”고 반박하며 “단 의원께서 이 법안을 객관적으로 보기 바란다”고 맞받았다.

제종길 열린우리당 의원도 “정부 출연연구기관에서 불법파견이 다수 발견됐다”며 “정부기관에서 자행하는 불법파견도 근절하지 못하면서 민간에 만연해 있는 불법파견을 과연 근절할 수 있겠냐”고 의구심을 표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제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 노동부가 파견을 더 유연화해 추진한다는 것은 저임금으로 고생하는 파견근로자를 모독하고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며 “파견법을 잘 검토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대환 장관은 “지적한 부분은 불법파견의 문제”라며 “의지를 갖고 시정하겠다”고 답변했을 뿐 법안 자체에 대한 검토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은 “합리적 이유 개념이 너무 애매한데 차별 시정에 대해 노동부의 전향적인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김영주 열린우리당 의원도 “실효성 있는 차별개선을 위해서는 근로자의 청구에 의한 차별 시정이 아니라 사업주가 주도적으로 차별개선을 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본질적인 고용정책·산재규제 강화 필요= 의원들은 정부 고용정책이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에 머물렀다고 비판하며 취약한 고용서비스 개선 등 본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조정식 열린우리당 의원은 “고용안정센터가 이대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업무량이나 기능 문제도 있겠지만 핵심은 조직형태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노동부와 산하기관들간 관계가 복잡하고 기관별·구성원별 상호위상이 달라 통일성,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직업훈련, 장애인 직업훈련, 고용안정사업, 실업급여, 산업재해자 직업훈련까지 고용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별도 조직기구가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형주 열린우리당 의원도 “우리의 노동정책이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고용정책을 중심에 둘 때가 왔다”며 “공공직업안정기관의 내실화는 필연적으로 뒤따라야 할 조치”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노동부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구현하기 위한 일련의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기존의 공공직업안정기관의 단순통폐합내지 기능과 업무의 재조정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의원은 “노동부를 비롯한 각 부처에서 실시하고 있는 청년실업구제 사업은 연수체험, 직업훈련, 일자리 제공, 해외연수, 취업지원 등이 있다”며 “주로 단기간의 임시적 일자리 대부분으로 실질적인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제종길 열린우리당 의원은 “해마다 산재사망이 늘어나고 매번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97년 이후 완화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대환 장관은 “97·98년 규제개혁이 ‘반으로 줄이기’ 등 무지하게 진행된 측면이 없지 않다”며 “안전·보건·위생 부분은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맞고 그렇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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