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우리가 바로 이 시대를 이끄는 진정한 슈퍼스타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인천을 연고로 창단한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처리전문(?) 투수 감사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카피다.

감사용씨는 삼미철강 주임으로 일하면서 직장야구를 즐기다가 왼손투수라는 이유로 삼미 슈파스타즈 선수로 뽑혀 6년간 프로야구팀에서 ‘파견’근무를 한다. 최종기록은 1승15패1무1세이브.
 
최근 실존인물 감사용을 소재로 한 이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취업난에, 경제불황에 희망을 잃어버렸지만 멋진 9회말 역전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들을 위로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노동계 인사라면 누구나 이 영화를 보면서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를 떠올렸을 법하다. 그들도 이 영화를 보면서 위로받았을까.

다시 한번 삼미특수강 이야기를 되돌아보자. 1996년 12월 추운 겨울 삼미특수강은 노조와 상의없이 포항제철과 매각의향서를 교환한다. 매각방법은 분할매각. 고용승계는 배제됐다. 그 뒤 김대중 대통령의 복직약속, 두 차례의 복직 노정합의, 노사정위원회의 복직 권고, 감사원에서 영업양수양도 결정, 중노위와 고등법원의 복직결정이 이어졌지만 포철은 꿈쩍하지 않았다. 결국 대법원은 포철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삼특 해고자들을 절망시켰다.

30일 수소문 끝에 연결이 된 삼특 해고자 송철원씨는 “잊지 않고 기억해줘 고맙다”고 했다. 송씨가 전해준 삼특 해고자들의 소식에 따르면 대부분 고단한 비정규직 삶을 살면서 이 영화를 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소식을 들으면서 당시 일터 이야기를 나누긴 했단다.

지금도 한 달에 한번씩 모여 생계문제를 의논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송씨는 “투쟁조직을 적극적으로 못하는 것도 아쉽지만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노동부 관계자 등을 볼 때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포철과의 싸움에서 아직 패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거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지난 8년간 복직의 꿈을 잃지 않고 있는 삼특 해고자들도 이 시대의 진정한 슈퍼스타일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 주변엔 아직도 제2, 제3의 삼특 해고자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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