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현대자동차노조 간부들이 두 노조 공동 주최의 확대간부 수련회에서 '단일조직' 구성을 위한 공동 실천을 결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결의는 중앙위원회 등과 같은 공식적인 의결단위의 결정사항은 아니지만, 현재 두 노조의 업무를 총괄하는 본조는 물론 현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산하 본부와 지부의 상임집행간부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조직통합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두 노조의 조직 통합 문제는 현대의 기아자동차 인수 이후인 지난 98년 두 노조의 간부들이 논의를 하다 중단된 상태였다.

그런 만큼 이번 '단일조직' 구성 결의는, 가깝게는 현대와 기아의 법인 통합에, 멀게는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이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두 노조가 조직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노조 본조와 산하 본부 및 지부의 상임집행간부 200여명은 지난달 30일과 1일 이틀간 충북 영동의 송호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기아, 현대 공동투쟁 승리를 위한 확대간부 1차 수련회' 결의문에서 "우리는 이번 합동 간부수련회를 기점으로 각 단위노조의 투쟁 성과를 확대 강화하고 힘을 한곳으로 집중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같은 단일조직 구성을 결의했다. 두 노조 간부들은 또 내년도 임·단협 승리를 위해 공동 투쟁할 것도 다짐했다.

이에 앞서 기아자동차노조 신승철 위원장은 수련회 인사말에서 "현대 자본은 기아·현대자동차를 통합시키는 과정에서 노조의 분열을 야기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며 "구조조정과 2001년 공동 임·단투 승리를 위한 밑거름이 될 이번 수련회를 통해 서로의 사업을 공유하고 작은 사업부터 공동 실천해 통큰 단결을 이루자"고 말했다.

수배 중이라 참석치 못한 현대자동차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인사글을 통해 "기아·현대차 회사측의 일방적인 통합으로 인해 노조 역시 어렵고 힘들지만 통합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 역사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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