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운 성동주민의원 원장<사진>은 오랜 세월동안 민주노총 등 노조활동가들의 건강검진을 맡아온 ‘주치의’다. 어떻게 이들과 인연을 맺게 됐을까.

“86년 처음 성수동에 들어왔어요. 공단지역에서 야학하고 주말진료소 활동을 했죠.”
당시 윤 원장은 동부지역보건의료인회를 꾸려 작업환경조사도 하고 영세사업장 노동자 건강검진도 하면서 노동계와 인연을 맺었다. 성동주민의원은 이 과정에서 지난 92년 탄생했다.

“서노협 시절 처음 건강검진을 했어요. 당시 활동가들의 건강상태가 정말 좋지 않더라구요. 고인이 되신 유구영씨도 건강이 안 좋다고 경고했는데, 2년 뒤 돌아가셨죠. 그 때 활동가들에게 강하게 메시지를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가. 한 때 임대보증금을 날려 병원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용의 반을 부담하는 건강검진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윤 원장은 노조활동가들의 건강관리 파일을 만들어 보관하고, 건강신호등을 고안해 개별적으로 파일을 직접 주면서 설명하고 대처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건강검진을 통해 소위 ‘생활습관병’을 살피게 됩니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콜레스테롤),간기능, 빈혈, 비만 등이 그것이죠. 또 초음파, 내시경 등을 통해 암 검진도 하고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 윤 원장의 지적이다. 윤 원장은 담배는 무조건 금물, 술도 적게 마셔야 하며, 식사는 하루 3끼를 꼬박 먹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기본’이지만 가장 안 지켜지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느낀 점이 참 많아요. 활동가의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운동권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도 동감입니다. 결국 지금처럼 건강을 해치다가는 업무에 있어 집중력도 떨어뜨리고 가족에게도 불성실하게 만들잖아요.”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나이든 활동가들은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모습도 보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사후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것이 윤 원장의 지적이다.

“여건이 된다면 직접 노조활동가들을 찾아다니면서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싶어요.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으니 개인이나 조직 모두 책임 있는 건강관리를 위한 결의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의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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