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아시아이주노동자회의가 13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감리교 여선교회관에서 국내외에서 16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이날 행사는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 아시아이주노동자포럼(필리핀 소재), 아시아이주노동자센터(홍콩 소재) 등 국내외 3개 이주노동자지원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해외에서는 방글라데시, 중국, 캄보디아,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라오스, 요르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얀마,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스리랑카, 대만, 태국 등 주요 송출국과 고용국 등 모두 18개국에서 70여명의 지원단체 활동가와 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행사 첫날인 13일 김미선 제9차 아시아이주노동자회의 집행위원장(40·사진)을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를 짚어봤다. 그는 현재 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 사무처장과 외노협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 아시아이주노동자회의의 배경을 설명해 달라.
“아시아이주노동자회의가 처음 열린 것은 94년으로, 아시아에서도 이주노동자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한 때였다. 첫 회의에서 이주노동자 문제는 한 나라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송출국과 고용국 모두의 문제라고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기적으로 모여서 정보교환하고 네트워크를 구성해 적극 대응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후 매년 혹은 2년마다 아시아 각국을 돌며 열어왔다.”

-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열리는 것인데. 의미는.
“96년 한국에서 3차 회의가 열렸다. 당시 한국의 이주노동자 문제가 주로 임금체불, 산업재해, 폭행 등으로 국제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또 당시 이주노동자 문제와 세계화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주목하던 때였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유엔 이주노동자협약이 국제법 발효가 되고 처음 열리는 회의인데다가 한국이 지난 8월17일부터 고용허가제를 실시해 해외 참가자들이 한국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 이번 의제는 ‘개발과 이주노동의 여성화’다. 의미는.
“아시아이주노동자 네트워크를 구성한 지 10년이다. 우리가 이주노동자 문제를 진보적으로 잘 다루고 있는 지 점검하는 의미가 있다. 송출국과 고용국 모두 이주노동자 문제를 ‘개발’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이는 이주노동자는 ‘희생’이 전제되는 것은 아닌지 볼 필요가 있다. 또 여성이주노동자 수가 크게 늘고 있으며 대부분 비공식부문으로 흡수되고 있다. 그밖에도 ‘국익과 인권’, ‘이주노동자 건강과 복지’ 등 지난 8차 회의에서의 의제를 이어 이번 행사에서 구체적인 실천행동을 위한 논의를 하게 된다.”

- 이슬람국가 참가자들이 입국 때 애를 먹었다던데.
“그렇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국가 참가자들이 비자 취득이 어려워 애를 많이 먹었다. 한국 외교공관에서는 공증된 초청장, 신원보증서, 은행잔고증명서 등 까다롭게 제출하라는 했다. 테러의 영향 탓이라는데 우리가 미국 갈 때 차별받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 이번 회의에서 기대하는 결과는.
“우선 14일 전략회의를 거쳐 15일 총회에서 이번 회의에서의 논의를 보고 받고 이주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행동을 승인하게 된다. 다음 회의가 열릴 때까지 이주노동자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계획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또 이번 회의의 참가자들은 모두 각국의 이주노동자 지원현장에서 뛰는 사람들로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에 대한 방향을 공유하게 될 것이며 한국의 지원단체의 입장에서도 아시아이주노동자 문제에 있어 연대의 지평을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더불어 이번 회의를 계기로 연수생제도 폐지, 미등록이주노동자 사면합법화 등 한국의 이주노동자 정책의 변화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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