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어느새 ‘풍요로운’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데, 뜨거운 여름 파업을 시작했던 대구지하철노조는 아직도 ‘풍요로운’ 가을을 맞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조합원 13명이 고소, 직위해제 당하는 등 수난(?)을 겪은 대구지하철노조는 지난 8일 2차 상경 투쟁을 벌였는데요. 대구 복귀 전야인 10일 김인하 상경투쟁단장과 기술 역무 차량 승무 본부장들이 고생하는 상경투쟁단을 위해 특별한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개구리와 올챙이’라는 동요에 맞춰 율동을 보여준 것인데요, 사회자의 말을 빌리자면 “4천만 민중의 애국가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적할 만한 노래”라고 하는군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도전장을 내민 동요라니, 앞으로 문화제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비정규직 정부법안과 관련해 양대노총이 긴급하게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나 당정협의를 연기시켰습니다. 그런데 9일 이부영 의장을 만나기 위해 양대노총 위원장이 열린우리당사를 들어가려고 했으나, 이 일조차 쉽지가 않더군요.

사복경찰이 무조건 막더군요. 투쟁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불온한(?) 사람으로 보였나봅니다. 양대노총 관계자들도 약속시간이 다 돼 급한 마음이었는데, 경찰까지 막고 나서니 답답한 마음뿐이었죠. 결국 열린우리당 당직자가 나와 겨우 들어갈 수 있긴 했지만, 울고 싶은데 뺨때린 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국공무원노조 뉴스메이커 자처

- 하반기 큰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전국공무원노조가 뉴스 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9일 추석 부정부패 척격을 위한 감시단 운영과 관련해 마련된 기자회견장에는 전날 이미 보도자료가 배포됐기 때문인지 많은 수의 기자들이 오지는 않았는데요. 이 모습을 본 김영길 위원장은 “우리 공무원노조가 하반기에 계속해서 큰 뉴스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언론사들에게는 하반기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정용해 대변인에게 “오늘 참석한 기자들 소속 언론사와 불참한 기자들 소속 언론사들간에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를 하는 등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 2만명 상경 총파업과 100억원 투쟁기금 모금 등을 추진 중인 공무원노조가 하반기에 어떤 뉴스거리들을 생산해 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 정기국회가 시작되니 민주노동당 기자실이 썰렁합니다. 총선 직후 40여명에 이르던 기자들이 요즘 다른 당이나 국회로 뿔뿔이 흩어져, 60여석의 기자실에는 2~3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총선 직후에는 기자들이 몰려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통에, 당직자들이 귀찮을 지경이었는데요. 이제는 썰렁한 기자실을 보면서 “차라리 그때가 좋았지”라고 한숨 쉬는 모습도 종종 보이네요.
- 부르지 않아도 기자들이 몰려들었던 두 달 전의 당사 풍경이 아쉽습니다.

<스포츠투데이> 빨간 머리띠와 러브샷 격려

- 국정감사를 앞두고 8일 민주노동당 출입기자들과 의원실 보좌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음날 새벽까지 거나하게 취했습니다. 마침 이 자리에는 파업 중이던 <스포츠투데이> 소속 당 출입기자가 빨간 머리띠를 매고 나타나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는데요. 술자리에 동참한 조승수 의원이 파업 투쟁을 격려한다며 이 기자에게 ‘러브샷’을 청해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한 당직자는 “이제 노조들이 왜 파업을 하는지 아시겠죠”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해 그간 언론들의 ‘왜곡·편파보도’에 당한(?) ‘노동자의 설움’을 살짝 드러내기도 했지요.
- 이 날 첫 건배 제의는 당 김성희 부대변인이 했는데요, 선창자가 “세상을!”이라고 외치면 모두 “바꾸자!”라고 외치는 ‘민주노동당 전매특허’ 건배를 했습니다. 이 건배는 총선 직후 청와대에서 권영길 의원이 “세상을!” 이라고 하자 노무현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바꾸자!”라고 하니 권 의원이 “바꾸려는 세상이 서로 다른 것 같다”고 우스개를 해서 잠시 당 안팎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한 건배법입니다.
- 건배대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노동자 서민의 편에 서서 세상을 바꾸는 진보정당의 위력을 아낌없이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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