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한국독립영화협회와 미디액트, 미디어참세상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진행 중인 ‘이주노동자인터뷰프로젝트’의 이름이다. ‘코리안 드림’을 품에 안고 이 땅에 온 이주노동자들의 삶. 장시간 노동 속에서도 온갖 욕설에 시달려야 했던 그들은 결국 불법체류자로 내몰려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죽어도 떠날 수 없다’는 그들의 절박한 생존의 외침 그리고 300여일 간의 천막농성. 하지만 그들은 ‘죽거나 혹은 떠나야만’ 한다.

“한겨울 차가운 바람을 맞고 서 있는 명동성당 들머리의 농성단 천막과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서로서로 보듬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보면서 독립영화를 하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무엇일까.”

총괄 프로듀서인 이마리오를 비롯한 미디어 운동가들의 고민은 이렇게 시작됐고 이마리오는 “카메라로 이주노동자의 삶과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일, 그것이 우리들이 연대할 수 있는 방식 중에 하나였다”고 답을 냈다.

그래서 이들은 이 작업에 착수했다. 총연출을 맡은 주현숙씨도 홈페이지를 통해 “혼자 하기에는 벅찬 일이어서 주저했지만 건강한 사람들을 만나게 돼 용기를 내게 됐다”고 한다. 그의 표현대로 이 프로젝트에는 독립영화인, 사회단체활동가, 일반시민,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이주노동자 햄씨는 “외국에 나가 돈 많이 벌어 가족들을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주고 싶었지만 여기 와서 굉장히 힘들었다”고 한국에서의 고단했던 삶을 소회했다. 또 다른 이주노동자인 선주씨는 “새를 잡아서 새장에 가둬 놓는 것처럼 묶어 놓고 착취하려고만 했다”고 말했다.

제작에 참여한 이들은 “이주노동자의 깊은 시름은 우리 사회가 그 만큼 병들어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이 작업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치유과정이자 우리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6월부터 기획 및 제작을 시작해 17일부터 공개한 이번 ‘이주노동자인터뷰프로젝트’는 인터넷(http://interview.jinbo.net)를 통해 볼 수 있으며 앞으로 RTV를 통해 케이블방송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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