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산업대출금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반면 가계대출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산업대출금 중 시설자금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상반기중 예금은행의 산업별 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잔액은 295조6,70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1조 1,666억원(3.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증가율 2.5%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2002년 상반기의 11.4%나 작년 상반기의 10.4%와 비교해서는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한은은 기업들의 전반적인 자금수요부진 및 은행들의 여신심사 강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시설자금의 경우 대출금 잔액은 59조3천249억원으로 2.0% 증가, 작년 하반기(1.8%)보다는 증가폭이 커졌으나 작년 상반기(4.2%)에 비해서는 대폭 둔화됐다.

특히 산업대출금 총액에서 시설자금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를 나타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예금은행의 6월말 기준 전체 대출금 잔액은 560조9,608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산업대출금의 비중은 52.7%로 작년말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반면 가계대출금 비중은 47.3%로 높아졌다.

산업별로는 제조업보다는 최근의 부동산경기 위축과 내수침체 등을 반영해 건설업, 도소매업 등 일부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금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크게 둔화됐다.

건설업 대출금 잔액은 23조8천976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1.8% 증가했다. 건설업의 작년 상반기중 대출증가율은 20.6%였다. 도소매업도 작년 상반기 대출증가율이 13.8%였으나 하반기는 6.8%로 떨어진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2.8%를 기록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