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과 LG정유의 파업 투쟁에 대하여 보수언론, 정부와 자본은 직권중재라는 구태의 칼날을 꺼내어 들고 흐드러지게 광기의 춤판을 벌인 바 있다.

지난 11일 경총은 그동안 노리고 있었다는 듯이 코오롱 구미공장 파업 관련하여 “화섬산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고임금의 노동자들이 고율의 임금인상을 위하여 장기간 불법파업을 하고 있으니 정부의 엄정한 법 집행과 처벌을 요구한다”라는 요지의 입장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날의 경총은 발표문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애써 외면하고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을 뿐이다. 노조탄압을 위한 광란의 향연을 다시 시작하려는 것인가?

경제 위기의 당신들 몫까지 짊어졌다!

코오롱 구미 공장 노동자들 스스로 제조공동화로 인한 한국 경제의 위기를 현장에서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10여년의 청춘을 다 받쳤던 노동들에게 남은 것은 이미 절반이상 불이 꺼진 공장과 동료가 떠난 빈자리,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뿐이다. 이 과정에서 한때 3,600여명에 달하던 조합원이 수년 만에 1,4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자본은 다시 원사 부문의 정리를 기정사실로 하여 208명의 인원조정을 수용할 것을 노조에게 강요하였다. 이에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하여 제조공동화로 인한 경제의 위기를 막아보자 나선 것이다.

노동조합은 신규투자를 통한 고용창출, 투명경영 경영참가, 비정규직 처우개선,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40시간, 노동자 건강권 확보, 이 다섯 가지를 요구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노동조합의 요구가 있기 전에 사측에서 당연히 해야 할 몫임에도 불구하고 코오롱 노동자들은 이를 위하여 임금은 기꺼이 포기할 수 있음을 천명하였다. 제조공동화로 인한 한국 경제의 위기조차 어깨에 짊어져야 하는 한국 노동자의 비애가 구미 공장에 서려 있는 것이다.

한편 경총은 또다시 고임금 노동자 운운하였는데 코오롱 조합원은 평균근속 15.4년에 연간 총액으로 약 3,563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다. 그것도 노동부에서도 시정을 권고하고 있는 비인간적인 3조3교대 체계 하에서 조상의 제사상 한번 맘 편하게 모시지 못하고 24시간 밤낮없이 일년 365일을 죽어라고 일한 대가이다. 그럼에도 경총은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기어이 노동자를 죽이고자 하는가?

파업의 주범은 사측의 노조 무력화 전략이다

파업에 돌입한 이후에도 노동조합은 50여일이 넘는 파업 과정에서도 공장의 핵심 설비인 스판덱스와 광화학판 라인은 생산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파업 과정에서 사측관리자의 과욕으로 발생한 공장 화재 발생시에도 뒷짐 지고 있는 관리자들을 대신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우리의 일터를 지키기 위하여 화재를 진압하였다.

그럼에도 경총은 마치 코오롱 노동자들이 파업을 즐기듯이 왜곡하고 있으나 노동조합은 조속한 시일 내에 교섭을 통하여 사태가 원만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오히려 파업이 불가피 했듯이 파업을 장기화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회사 측의 노조의 무력화 의도이다.

사측은 구조조정을 기정사실화시켜 놓은 가운데 교섭을 해태하여 파업을 유도하였고 그 이후에는 노조를 기만하여 파업을 장기화시키고 있다. 파업돌입 이후에야 열린 교섭 석상에서 사측은 원만한 교섭을 위해 차기 교섭에서 신규 투자안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2주일이나 걸려서 제시된 사측의 안은 신규투자의 조건으로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포기할 것을 강요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으로 노조를 농락하였던 것이다. 또한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지난 6월23일, 사내하청 업주들이 해당노동자들과 3개월간의 휴업수당 지급을 합의하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미 사측은 최소한 3개월의 장기파업 유도 시나리오가 있었던 것이고 지금은 6개월도 갈 수 있다며 조합원들을 협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오롱 노조의 요구는 공장과 회사를 살리고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것이다. 사측은 구시대적인 노조 죽이기의 망령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제조공동화에 따른 한국 경제의 위기, 바로 당신들이 책임져야 할 몫이었다. 코오롱 조합원들은 정부와 자본의 부당한 탄압에 결코 굴하지 않을 태세이다. 그러나 원만한 해결을 위한 교섭은 언제나 열어 두고 있다. 이제 선택은 당신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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