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조합을 무력화하려는 사측의 의도가 오히려 조합원들을 단결시키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6일 노조가 복귀선언을 한 직후 김정곤 LG정유노조 위원장(42)을 만났다. 직권중재가 떨어지고 공장이 위치한 여수를 떠나 서울 경희대에 집결했던 지난달 20일 이후 18일만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때문에 인터뷰 도중 여러차례 자리를 옮기는 등 부산해 보였지만 이 날은 시종 차분한 분위기였다.

지난해만 순이익 3,800억원을 남겼던 회사가 1년에 10억을 지역사회발전기금으로 출연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억지주장’으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던 김 위원장은 “빈번한 화재와 폭발사고로 조합원들은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지만 회사는 노조와의 대화조차 거부했다”며 직권중재만을 믿고 강경입장으로 일관하던 회사 쪽의 태도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울러 “회사가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해 이번 싸움에선 이겼을진 몰라도 오히려 노조의 힘은 더 강해졌다”며 “이번 복귀선언은 조합원들에 대한 해고 등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함일 뿐 싸움의 끝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파업 이전까지만 해도 실제 조합원들이 이렇게 똘똘 뭉쳐 싸움에 나설지 예측하지 못했지만 이 과정에서 노조 지도부와 조합원 간의 믿음은 더욱 강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조합원들은 탄압을 아끼지 않았던 정부는 물론 회사, 보수언론이 우리 편이 아님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며 “이런 것들이 향후 민주노조를 더욱 강화시켜내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현재 불법파업을 주동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그는 노조에 대한 회사 쪽의 탄압이 멈출 때까지 조합원들과 함께 계속적인 투쟁을 벌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그에겐 구속과 재판 그리고 이어지는 징역살이 등 더 큰 시련이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파업 투쟁을 끝까지 사수해준 조합원들이 고맙다”며 “앞으로의 위기상황에도 조합원들이 잘 대처할 것”이라며 조합원들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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