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계열사인 현대석유화학의 기업어음을 인수하면서 이례적으로 담보는 물론 각서까지 받아내 주목받고 있다.

2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 이사회는 지난 23일 현대석유화학 기업어음(CP) 350억원을 인수키로 결의하면서 석유화학 BR공장을 담보로 잡았다.

또 석유화학이 현재 진행중인 서산 SM(스티렌모노머)공장 매각작업이 성사될 경우 다른 채무에 우선해 갚는다는 대표이사 명의의 각서까지 받아냈다.

만기는 내년 1월까지 4개월이며 이자율은 비교적 높은 연 13%를 적용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7월말 현대전자. 증권에 대한 대납금 소송 이후 계열사에 대한 빚보증 등을 원칙적으로 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러나 현대석유화학지분 49.9%을 보유한 점을 감안해 담보를잡고 각서까지 받아내는 조건으로 CP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 지원에 담보에 각서까지 받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사외이사의 참여를 통한 투명경영과 독자노선 추구를 천명한 현대중공업이 고심한 흔적을 읽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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