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단계 금융 구조조정 청사진이 발표됨에 따라 부실기업이 조기에 퇴출되고 부실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공적자금 투입 후 지주회사로의 통합이 진행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이 가속페달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그 동안 유가급등에다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에 따른 구조조정 지연 우려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금융 및 자금시장도 이번 발표로 일시적인 충격을 받을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체질개선과 시장안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4일 발표한 ‘2단계 금융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통해 자금난이 심각한 대기업들을 다음달 퇴출 판정하고 정상화가 힘든 은행 종금사 등에 대해서는 공적자금을 투입, 연내에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공적자금 조성계획에 이은 이번 2단계 금융 구조조정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정치권 등 국민의 협조가 긴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금순환의 동맥경화 현상을 불러온 부실기업의 정리속도가 빨라지고 일부 공적자금 투입은행 등 부실 금융기관의 지주회사 통합 및 금융기관의 대형화와 겸업화가 촉진돼 금융산업의 판도변화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 중앙대 교수는 “이제야 정부가 경제위기 해결의 맥을 제대로 짚었다”며 “그 동안에는 한국경제의 부품을 갈아끼우는 작업을 해 왔지만 이번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엔진 자체를 바꾸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현재 실물경제가 양호한데도 금융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며 “정부가 이의 원인인 부실기업과 금융기관을 조기에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과감하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이번에 정리하려는 기업은 이미 시장에서 부실기업으로 판정이 나 있는 기업이며 그 동안 시장에서도 ‘옥석(?石) 가리기’를 요구해 왔던 터여서 장기적으로 시장에 안정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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