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고유가, 주가폭락 등으로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된 데다 다음달부터 본격화될 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하반기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대폭 축소하면서 취업전선이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리크루트 인크루트 등 채용전문회사들에 따르면 하반기 30대 대기업의 대졸 신규채용 규모는 당초 2만~2만5000명에서 1만~1만50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인크루트 홍보팀의 이경후 씨는 “경기둔화 조짐과 경제불안 여파로 기업들이 하반기 채용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작업에 들어갔다”며 “당초 예상 채용인원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리크루트의 오세인 과장도 “정보통신, 유통업종 등을 제외한 전반적인 채용 기상도가 당초 예상보다 나빠지고 있다”며 “희망직장도 거품이 걷힌 벤처보다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우전자의 경우 최근 신규 채용규모를 당초 200명에서 100명으로 축소했다.

기업들의 대졸 신규채용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데 비해 취업희망자는 여전히 심한 적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하반기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취업희망자는 45만~50만명으로 예상된다.

내년 2월 4년제 대학졸업 예정자 22만명 중 대학원 진학이나 입대 등을 제외한 취업희망자는 17만5000명, 전문대졸 예정자 중 취업희망자는 19만3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올해 졸업했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한 대졸자6만4000명과 전문대졸자 3만2000명도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장기 ‘취업 재수생’ 까지 감안하면 50만명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취업전쟁’ 이 치열해지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감도 깊어지고 있다. 고려대 교육학과 4년생인 정모 씨(26)는 “최근 경제불안 때문에 내년에도 취업을 낙관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이번 기회에 반드시 취업할 작정이지만 잘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공계보다는 문과계통 학생들의 경우는 더욱 불안하다. 서강대 국문과4년생인 현모 씨(25)는 “채용이 이공대 쪽으로 많이 편중돼 있고 기업들도 경력자를 많이 우대하는 추세여서 외국에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컴퓨터 관련 자격증 준비도 하고 있지만 잘 될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각 대학에서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취업박람회 및 세미나를 여는 등총력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오는 27일에는 성균관대가 취업박람회를 열 예정이며 중앙대는 취업세미나를 개최한다. 연세대 취업담당관 김농주 씨는 “하반기 취업전선이 밝지 않아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분야별로 취업특강을 주 2회씩 개최하고 있으며 회사설명회도 50여회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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