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의원을 포함한 초선의원들은 처음으로 3일 동안 열린 상임위 질의를 준비하느라 긴장된 표정들이었다지요. 배일도 한나라당 의원은 점심식사 자리에서도 미리 준비한 질의서를 다시 한번 숙독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지요.

- 의원들은 보통 의원활동 홍보차원에서 상임위에 들어가기 전에 질의 요약서를 기자들에게 미리 배포하고, 회의가 끝난 뒤에도 결과를 배포하는데요,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첫날 상임위 전에는 질의서를 배포하지 않다가, 다른 의원들 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둘째 날부터는 질의서를 미리 나눠주고, 일부 의원들은 결과도 신속하게 기자들에게 알리는 ‘홍보전’을 펼치는 ‘놀라운 학습력’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19개 상임위가 거의 동시에 열리고 각각의 회의실에서 299명의 의원들이 쏟아내는 질의와 답변만 해도 상당한 분량이라서 여간 신경쓰지 않으면 묻혀 버리기 십상인데요. 10명밖에 안되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활동이 언론에 자주 비치는 이유는 의원들과 보좌진·당직자들의 땀방울 덕 아닐까요?

대영빌딩 한 지붕 가족들, ‘도시락 나들이’

- 지난 5일 영등포구 대영빌딩 건물에 입주해있는 민주노총 사람들이 모두 모인 자리가 처음으로 마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점심시간에 대영빌딩 뒤편에 있는 작은 공원에 모두 모이니 한 200명 정도 되더군요. 각 조직별로 한사람 한사람 인사하고 도시락을 함께 먹었습니다. 모두 인사하는데 30여분 정도 걸리더군요.

그날 모인 조직은 공무원노조, 민주노총 법률원, 운송하역노조, 민주버스노조, 전교조, 민주노총 사무총국, 금속산업연맹, 민중연대 등이었습니다. 9층에 입주해 있는 공무원노조, 법률원, 운송하역노조는 서로 ‘최고위층’이라고 우겨(?)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 윤창호 운송하역노조 조직2국장은 어처구니없이 연행됐다면서요?

- 서울에서 윤 국장을 담당하던 형사가 안산으로 전근 갔다가 회식을 하고 나오던 중에 윤 국장을 발견하고 바로 잡았답니다. 형사가 운이 좋은 것인지, 윤 국장이 운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내친 김에 연대하러 갑시다

- 지난 7일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비정규보호입법을 의원입법 발의한다는 계획을 발표 했는데요 이 자리에는 비정규직노조 대표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비정규직노조 대표자들은 즉석에서 간담회를 가지고 보호입법의 국회통과를 위해 현장에서 주체적인 활동을 할 것을 다짐했는데요, 이 자리에 참석한 서울대병원 간병인지부 관계자가 회의 말미에 서울대병원지부의 파업에 비정규직이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 그렇군요. 벌써 서울대병원지부 파업이 1달이 넘게 계속되고 있네요. 이 간병인지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지부는 서울대병원이 불법적인 근로자공급 사업을 일방적으로 폐쇄하면서 간병인들이 길거리로 내몰았을 때 간병인지부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연대해 줬다”며 “지금도 의료공공성 강화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준 노조에게 이번엔 비정규직이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재미있는 것은 비정규노조 대표자들도 “그럼 지금 당장 갑시다”하더니 바로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는 겁니다. “전국에서 모인 노조 대표자들이 언제 또 모이겠느냐”하면서 말입니다.

- 정말 연대란 그런 것 같습니다. 내 처지나 시기를 고려해서 ‘다음에 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죠. 그런 면에서 정규직노조의 도움을 ‘시혜’의 차원으로 당연스럽게 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우려고 하는 간병인지부나, 그렇다면 미룰 것도 없이 당장 가자는 비정규직노조들의 모습이나 모두 보기 좋았습니다.

- 참, 그리고 비정규보호 법안과 관련해서 7일 당일까지 14명의 의원들이 서명을 했는데요, 모두들 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을 제외하고 4명의 서명자가 누구일까 궁금해 하더군요.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민주노동당의 입법안과는 당론이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민주노동당에서도 기자회견에서 “아직은 10명이다”, 혹은 “2명이 더 했다”는 둥 입법안에 서명한 의원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아 혼선이 있기도 했습니다.

파견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이번 입법발의안에 대해 보수정당 의원으로서는 서명이 쉽지 않을 텐데 민주노동당의 계획대로 20명 이상의 서명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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