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저지투쟁 아직 뜨겁지는 않아

올 하반기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있어 민영화와 함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인력감축 문제다. 노조들은 98년부터 진행돼 온 대규모 인력감축으로 "업무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투쟁움직임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인력감축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는 곳은 대규모 인력감축이 예정돼 있는 철도, 체신 등 공무원노조와 일부 공기업 노조들이다.

정부는 공무원, 공기업 등 공공부문 16만6천415명의 25%의 감축을 추진해 98년부터 99년 말까지 3만2천359명의 인력을 감축했으며, 올 연말까지 9천여명을 추가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인력감축분 9천여명중에 대한 진행사항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기획예산처 공공1팀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로 올해 추진상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했지만, 감사원의 발표도 있어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노조들도 올해 인력 감축 진행이 어느정도 이뤄졌는지는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기획예산처는 올해말까지 인력구조조정 계획을 반영해 감축대상 인력의 인건비 496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지난 15일 "인력감축 여부는 노사합의로 결정돼야 할 단체협약 사항인데, 정부가 예산권으로 노사안정을 깨고 있다"고 반발했다.

기획예산처가 예산편성에서 인력감축분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기로 한 가운데, 노조의 대응은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다.

철도청과 우정사업본부는 올해말까지 인력감축분을 자연감소로 해소할 수 없어, 강제퇴직 형태로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아직 구체적인 투쟁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 체신노조의 경우 노사정위에서 1680명의 인원감축을 합의한 상태라서 올해 감축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정투노련도 이미 인력감축이 끝난 상황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 5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확정하고, 조만간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해 대응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직선제 위원장 선출 문제로 철도노조와 갈등을 빚어오던 민주철노건설과 철도민영화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철도공투본)에서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철도공투본 관계자는 "인력감축 저지를 위한 철도노조 투쟁일정에 적극적으로 결합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사정위 공공특위에 참여해 우정사업본부 구조개편에 관한 논의를 진행해온 체신노조는 노사정위 공공특위에서 합의한 올해 인력감축분은 인정하되, 더 이상의 인력감축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체신노조는 노사정위 공공특위에서 업무수행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를 요구할 방침이다. 체신노조 직선제위원장 추진협의회(체직추)는 "인력감축을 추진하는 정부보다 합의해준 체신노조에 문제가 더 많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조직력이 열세인 체직추가 독자노선을 통해 투쟁을 이끌어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투노련은 공공노협의 투쟁일정에 적극 결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공공노협 투쟁일정 속에서 1급개방형임용제 반대 등 공공부문에 있어 정부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공무원직장협의회도 23일 최초의 일반직공무원 옥외집회를 개최한다.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이날 발표할 요구안에서 '인력감축 무효화'보다는 '적정 퇴직수당'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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