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다. 곧 여름방학도 찾아올 테고 자녀들과 함께 에니메이션, 일명 만화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기회도 잦아질 것이다.

이 여름에 아이들에게는 그 교훈적 내용에 교육적 효과도 높이면서도 어른들에게는 그 신선한 그림 풍과 재기발랄한 내용에 만족감을 줄만한 그런 애니메이션 한편이 찾아 왔다. 바로 천진난만 깜찍이 돼지의 좌충우돌 인생을 그린 <맥덜>이다.



그동안 디즈니, 드림웍스, 아르드만스튜디오 등 서구 애니메이션 작품이나 일본 셀 애니메이션에만 편중된 관람을 하고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홍콩 애니메이션인 <맥덜>을 통해 등 아시아 작품의 독특함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맥덜>(원작 my life as MacDull)은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최대 권리를 자랑하는 영화제인 안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2003년 대상을 수상했다.

이보다 한 해 앞선 2002년에는 <마리 이야기>(이성강 감독)가, <맥덜>을 사이에 두고 2년 뒤에는 <오세암>(성백엽 감독)이 대상을 수상해 이미 이 영화제는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이제 일본의 제패니메이션(Japan+Animation)을 제외하고도 아시아 애니메이션에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셈이다.

<맥덜>은 극성맞고 엽기적이기는 하지만 자식사랑 만큼은 투철한 돼지엄마를 둔 착하디 착한 아기돼지의 아기자기한 성장기를 그린 영화다.

비록 엄마의 기대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짧은 다리에도 불구하고 ‘만두치기’의 일인자가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맥덜의 모습에서 홍콩인들 특유의 낙천주의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순하고 귀엽고 깜찍한 맥덜의 캐릭터 뿐 아니라 ‘몰디브 해변 조작극’을 연출하고 2달 동안 계속 칠면조 요리를 해대는 맥빙여사는 맥덜 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주목할 것은 이 가족에게는 애초부터 아버지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맥빙여사는 격투 게임 스트리트파이터의 여전사를 방불케 하는데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평소에는 영업사원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취미이자 부업으로 ‘초간편 요리’사이트를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맥덜여사의 캐릭터는 마냥 포근한 일반적인 엄마의 상과는 달리 매우 중성적이다.

홍콩을 느끼게 하는 참신한 영상기법

이 영화는 일단 내용적으로도 낙천적인 홍콩인의들의 문화적 코드들을 재치있는 유머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홍콩적’이다.

뿐만 아니라 기법상으로도 2D, 3D 애니메이션과 사진 등을 뒤섞은 기발한 구성으로 홍콩의 모습들을 그리고 있다. 특히 가난한 돼지 모자가 사는 빈민가의 풍경은 매우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97년 이후 홍콩 경제가 침체되면서 을씨년스런 폐업을 하고 버려진 아파트형 공장이나 낡고 허름한 서민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빈민가가 많이 늘어났다.

이 영화에서는 번화가인 ‘카울룬’거리 번쩍이는 카페들로 이뤄진 휘황찬란한 야경을 훑고 시선이 급강하하면서 바로 옆 ‘샴포이포’ 빈민가의 모습으로 속도감 있게 이동되는 기법이 사용된다.

마치 관객들은 롤러코스터나 빅토리아피크의 급경사 버스를 타고 홍콩 야경을 바라보는 것 같다. 홍콩 빈민가의 작은 카페나 라면집, 상점들의 모습들도 매우 사실적이고 자세하게 묘사돼 있다.

이런 배경들이 실사를 방불케 할 정도로 완벽한 3D를 재현 하면서도 등장 인물들은 파스텔톤의 2D라는 것도 매우 큰 특색이다.
독특한 홍콩돼지 <맥덜>은 16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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