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의 살해소식이 알려진 뒤 국내 여론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대체로 제2의 김선일씨 사건을 막고 명분 없는 전쟁에 파병을 해서는 안된다는 반대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보복론’을 펼치거나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주장들에 대해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민주노동당 철야농성장에서 천영세 의원단 대표를 만났다.

-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한 무장단체와 이라크에 보복을 가하기 위해서라도 파병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격한 감정상태에서 순간적으로 그런 주장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어떤 테러도 미화될 수 없다.

우리가 보복을 하자는 것은 평화와 안정에 결코 도움이 안된다. 폭력은 폭력의 악순환을 낳는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미국의 명분 없는 이라크 침략행위에 있다. 미국의 전쟁명분들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라크전은 미국이 중동패권을 지키고 석유를 장악하기 위해서 일으킨 ‘더러운 전쟁’이라는 사실을 만천하가 다 안다.”

- 정부는 추가파병이 이라크와 적대행위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재건과 평화를 통해 이라크를 돕기 위해 파병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라크인들은 그런 도움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더구나 이라크는 전시상태이다. 무엇을 돕고 재건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또 다른 나라들은 하지 않는데 우리만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군대를 보내 돕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파병을 철회하면 미국과의 관계가 걱정된다는 사람들도 많다.

“참 불행한 사람들이다. 당당하고 자주적인 줏대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든다. 노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 다수 의원들이 정말 파병을 정의로운 행위로 판단하고 있을까.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그런 것 아닌가. 미국 대선후보 케리도 12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이라크 미군을 즉각 철수한다고 공약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3천명의 젊은이들을 사지로 보내려 한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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