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입찰과 관련해 정부-채권단이 19일 ’대우자동차 입찰에 현대자동차의 조건부 단독응찰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급선회하자 현대자동차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국의 입장변화가 일부에서는 현대차를 유력한 인수후보로 선택하겠다는 정부의 의지표현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은 현대차를 ’들러리’로 내세워 채권단이 대우차의 유력한 인수후보인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상국면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속셈이라는 해석이 강하기 때문이다.

우선 당국이 현대차가 대우차를 인수한뒤 일정한기긴안에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하는 조건부 단독응찰안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존의 제휴파트너인 다임러크라이슬러(DC)이외에 다른 파트너를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고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1차 입찰제안서 접수 당시 관심있는 기업들의 의사는 이미 확인한 바 있으며 새파트너로 참여할 기업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단독응찰에 나설 경우에는 자금동원능력도 없다는 분석.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 작년수익 4200억원등 1조4200억원을 확보했고 올해 예상순익과 다임러크라이슬러로부터의 지분양도대금 등 모두 2조원정도가 들어올 전망이지만 이정도로는 매각대금마련을 하기에는 벅차다는 판단이다.


더욱 큰 문제는 냉혹한 시장의 반응이다. 현대자동차는 19일 오후 조건부 단독응찰을 허용하겠다는 엄낙용산업은행총재의 발언 직후 주가가 하한가로곤두박질 치자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증권사의 한 분석가는 ”엄총재의 발언이 마치 현대차가 단독인수하면 대우차의 모든 리스크를 떠안는 것으로 시장이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자동차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가 GM견제용으로 현대차를 끌어들이려하고 있다고 풀이이다.GM이 단독협상에 나설경우 GM에 협상 주도권을 뺏겨질질 끌려 다닐 것을 우려한 정부가 현대자동차를’들러리’로 대우자동차매각대금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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