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재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고유가 및 금융시장 혼란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내년에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연평균 30달러를 웃돌 경우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그에 따른 비상 경제운영 계획을 수립, 실행키로 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중소기업위주로 12조원의 추가 보증을 해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우자동차 재매각과 공적자금 추가 조성 규모 확정을 서두르는 등 구조조정 추진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부는 19일 오전 민주당과의 당정협의와 김대중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를 잇따라 열어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같은 대책을 논의했다.

진념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날 주요 경제 현안 보고를 통해 내년에 두바이유 가격이 연평균 27달러에 이를 경우 경상수지 흑자 50억~60억 달러, 소비자물가 상승률 3.2%, 경제성장률은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국제유가가 연평균 30달러에 달하면 경제성장률 5.8%, 소비자물가상승률 3.5%, 경상수지는 10억달러 적자로 반전하는 등 거시지표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진 장관은 고유가 시대가 지속될 경우 거시경제 기조를 바꾸고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 등이 포함된 비상 경제운영계획을 가동, 국제수지 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23일 공적 자금 백서 발간과 때를 같이해 공적 자금 추가 소요분 규모를 밝혀 금융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날 당정회의에서 대우차 매각은 지난 6월과 달리 구속력이 있는 바인딩오퍼(binding-offer)절차로 진행키로 했다.

바인딩 오퍼란 협상 대상자로 지정된 기업이 일방적으로 인수 포기를 못하도록 일정금액을 미리 받아두는 등 구속력이 있는 협상방식이다.

이와 함께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대우차 정상 가동을 위해 5천44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지원키로 했다.

한편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당정회의에서 "당이 반대하면 금감위의 기업조사권은 안되는 것 아니냐" 고 말해 기업조사권 철회 방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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