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민주노동당의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지난 14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일반부문 후보검증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박창완 후보가 불쑥 내던진 말이다. 박 후보가 이런 말을 하게 된 사연은 그가 다른 후보와 다른 위치에 있는 ‘색다른 후보’이기 때문이다.

ⓒ 매일노동뉴스 조상기

그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전체 당원의 43%을 차지하는 민주노동당에서 유일한 한국노총 출신 후보이다. 박 후보는 경남은행노조 위원장과 금융산업노조 부위원장도 지냈다. 현재도 그는 금융노조 정치위원장이다. 그러나 당 안에는 한국노총 출신이 거의 없다. 이처럼 당내 조직적 기반이 거의 없다시피 한 박 후보가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장을 낸 이유는 분명하다.

“노동계급의 정치적 대표체를 자임하는 민주노동당이 2012년 집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노동의 반쪽을 남겨두고 간다는 것은 집권당으로 나아가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노동당의 장래를 위해서는 조직 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90만 조합원의 한국노총이 당에 결합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국노총도 이미 제3당의 지위를 획득하며 현실 정치세력으로 부상한 민주노동당에 결합하는 게 옳다고 그는 확신한다. 그는 이를 ‘노동계급의 정치적 통일’이라고 표현한다.

25일 선거에서 당선된 이용득 신임 한국노총위원장도 최근 한국노총의 민주노동당 지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으며, 한국노총 산하 조직 일부에서도 민주노동당을 통한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나오는 마당이어서, 박 후보의 이런 주장은 더 이상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박 후보는 최고위원이 되면 ‘노동계급의 정치적 통일’을 위해 먼저 한국노총 조합원들을 대거 당에 가입시키겠다는 생각이다. 1차 목표는 한국노총 조합원의 당원 3만명 달성. 그는 이를 지렛대로 삼아 한국노총 각 산별연맹과 총연맹이 조직적으로 결합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실제 박 후보는 2000년 총선에서 한국노총 금융노조의 민주노동당 지지선언과 지난 4ㆍ15총선에서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경남본부의 권영길 후보 지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 후보는 최고위원에 당선되면 민중운동을 담당하고자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와 성적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는 당을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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