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열렸던 보건노사 9차 산별교섭이 교섭이 시작된 이래 가장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면서요.

-예, 교섭초반부터 의료원장들이 빠진 채 병협 실무관계자가 교섭단장으로 나와 노조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그런데 지방공사의료원과 민간중소병원이 이미 합의한 교섭원칙을 놓고 노사 공방이 다시 격해졌습니다.

-병원 측에서는 지난 8차 교섭에서 “교섭 원칙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논의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날 교섭에서는 교섭 시간과, 참관인 수, 교섭위위원수를 축소하는 내용을 추가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며 기존에 합의한 교섭원칙에 서명을 요구하자 일방적으로 자기들 주장을 첨가한 문서를 만들어 서명한 다음 노조에 전달하는 ‘돌발적 행동’으로 교섭 참관인들과 취재진의 실소를 자아냈습니다.

-사립대병원 교섭 대표로 나온 병원협회 관계자는 자칭 ‘노동운동 30년’의 협상 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교섭 때마다 억지주장과 말 뒤집기를 잘하기로 노조에 평판이 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아무리 사용자 쪽이라고 하지만 노동운동 30년을 했다는 사람의 현재 모습이 저 정도 밖에 안되냐”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

-원내 3당이 된 민주노동당이 요즘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과 공식적으로 만나는 원내 정치행보를 시작했다죠.

-예, 천영세 의원단대표가 21일 천정배 열린우리당 대표를 만났고요, 24일에는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와 만나기로 했답니다. 24일에는 또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민주노동당을 찾기로 했다는군요.

이런 자리가 있을 때 마다 민주노동당은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양당끼리만 협의를 하는 모양새를 내지 말 것을 수차례 주문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요즘 각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율이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다, 시민사회단체들과 개혁과제 네트워크를 만들어 정치권을 압박하겠다고 나서고 있어서요, 보수정당들도 민주노동당을 무시하고서는 정치 똑바로 하기 힘들 것 같네요.

-이제 17대 개원도 일주일 남짓 남았는데요, 몸집은 작지만 큰 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민주노동당의 원 안팎 활동이 기대되네요.

-지난 11일자 본지 ‘파리떼와 설거지하며 진보정치 구상’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간 뒤 타워크레인노조 조합원들의 항의전화가 이어졌다면서요.

민주노동당 남원연수원에서 의원당선자들의 수련회 소식을 담은 기사였는데요. 수련회직전 파업 중인 타워크레인노동자 1,000여명이 다녀간 뒤 파리떼가 급증했지만 “파업 노동자들이 연수원에서 투쟁 결의를 다지고 갔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이라는 연수원 관계자의 인터뷰가 실렸지요. 이 기사를 본 타워크레인노조 조합원들이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 등을 깨끗히 처리했다”며 “파리떼가 들끓는 계절이 와서 그랬을 뿐 우리와는 상관없다”는 애교 섞인 항의성전화가 잇따랐습니다.

전교조 “고맙다, 교육부”

-지난 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난데없이 전교조 조합원 수치를 발표해 전교조의 신경을 건드렸는데요. 동아일보와 한국경제가 20일자로 전교조 조합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교육부 쪽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이 보도 내용은 “전교조 조합원 수가 지난해 3월 9만416명에서 올해 3월 8만7,785명으로 줄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 관계자는 “현 집행부 출범 이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반대투쟁 등 강경노선을 택해 사회적 여론이 나빠지면서 젊은 교사들이 가입을 꺼리는 것 같다”는 분석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는 특정언론에만 제공된 정보로 상당수 대부분 교육부 출입기자들이 기사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기사화하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전교조 조합원 가운데는 교장과의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해 자신이 전교조 조합원이라는 사실을 통보하지 않고 조합비도 개별납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교육부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또 매년 3월은 교원 정기 전보가 집중된 시기로, 기존 조합원 등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시기라서 전교조에서도 매년 5월이 지나야 조합원 숫자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 노조 주장입니다.

언론보도에서는 이와 반대로 한교총의 경우 조합원 수가 늘어났다고 보도했는데, 전교조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군요.

-전교조는 “노조도 파악할 수 없는 조합원 수를 파악해줘서 고맙다”며 “조합원 수를 엉터리로 집계해 상상력을 동원할 만큼 한가하다면 그 시간에 결식아동 숫자와 소년소녀가장 숫자부터 파악하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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