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17대 총선을 통한 정치지형의 변화로 인한 정부의 경제정책 변화를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노동계의 경영참여 요구를 문제삼고 나서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총, 전경련 등 경제 5단체 부회장들은 지난 7일 리츠칼튼 호텔에서 회의를 갖고 노조의 경영참가 문제와 관련, “경제원칙을 도외시한 요구”라고 비난하며 “정부 및 정치권 일각에서 이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노동계의 경영참가 움직임으로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되고 투자가 감소해 경제회복 동력을 상실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경제원리에 입각한 정책추진만이 경제발전 및 근로자 보호를 위한 유일한 대안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치권에 대해서도 “경제회생과 산업전반의 투자회복이 그 일차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산업현장에서 경제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친 노동자적인 의정활동을 미리 경계하고 나섰다.

특히 재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민주노동당의 원내 10석과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확보 등 정치지형 변화가 그동안 성장을 중시하고 경영권을 보호해온 경제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에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는 등 잇따라 재계의 우려를 강도 높에 발표하는 것도 17대 국회의 변화 움직임을 재계가 사전에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반박성명을 통해 “사용자단체들의 입장은 구태의연한 80년대식 경영관을 되풀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게 경영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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