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는 가슴이 ‘쿵’ 내려앉는 우울한 소식이 거듭된 한주였습니다. 택시노동자 조경식씨가 지난 7일 국세청 앞 ‘택시회사 부가세 부실운영과 세금포탈 방치 국세청 규탄집회’에서 분신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대회가 시작된 지 얼마 안돼 단상에 뛰어올라 “부가세 경감분을 지급하라”고 외치며 조경식씨가 분신하는 것을 지켜본 대회 참가자들이 그 충격에 모두들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가슴이 내려앉는 노동자 분신·사망 소식

- 분신사태 후 노동계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조경식씨 소속 사업장에서는 다소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워낙 노조탄압이 심했던 사업장이어서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으나 회사 및 일부 조합원들간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노조는 어려움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조합원들을 설득하며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 안타까운 소식은 경남 진해에서도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지난 5일과 7일 진해의 STX조선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해 하청노동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 특히 어린이날인 5일 사망한 김아무개씨의 사연은 더욱 눈물을 짓게 만듭니다. 5살, 4살의 어린 자녀들을 둔 27살의 ‘젊은 아빠’ 김씨는 어린이날인 이날도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작업을 하다가 다시는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STX조선은 지난해에도 노동자 3명이 산재사고로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 이번 잇딴 사망자와 부상자가 모두 비정규 노동자여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STX조선은 정규직이 869명, 비정규직이 3,100명으로 4배 가까이 비정규직이 많습니다. 이 같은 현실은 대부분 조선소마다 비슷한 사정이라고 합니다.

“고공농성이 위험하다는 편견을 버려”

- 지난주는 타워크레인노조의 전면파업이 계속됐습니다. 7일 새벽 노사간 잠정합의는 이뤄 졌지만 고공농성을 한 조합원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지속 돼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 경찰은 일단 건조물(타워크레인)에 침입해 고공농성을 벌였기 때문에 경찰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는데, 타워노조는 “우리는 고공에서 위험한 시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여기가 바로 일터이고 생활공간이기 때문에 여기서 생활하는 것이 전문인 사람들이다”고 말하더군요.

- 0.5평 80m 고공에서 일하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파업에는 에피소드도 많았습니다. 여성조합원 중 한 명이 선봉대 총대장으로 남자 기사들을 지휘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어떤 여성 조합원은 아이를 데리고 파업에 참여했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파업 대오 속에서 같이 이동시키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단병호 당선자 딸 사시2차 합격 ‘눈길’

-당초 3파전이 예상됐던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가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 단독의 보궐선거로 치러지게 됐습니다. 이변이 없는 한 이 위원장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이제 개혁을 통해 위기의 한국노총을 구해야 하는 임무가 이 위원장에게 부여된 셈입니다.

- 이남순 전 위원장도 금융노조 출신이잖아요. 한국노총은 단일 산별에서 연이어 총연맹 위원장을 배출하는 경우가 없었다고 하는데요, 한국노총이 특수한 상황을 맞고 있는데다 단독후보로 정리되면서 별다른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지난 6일 교육문화회관에서 ‘공공부문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공공부문 최고경영자 연찬회’가 있었어요. 주5일제, 비정규직 대책 등 올해 공공부문에서 쟁점이 많은 만큼 200여명이 넘는 경영자들이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습니다.

- 노동연구원장, 노동부 근로기준국장, 기획예산처 차관 강연이 이어지고 ‘대화의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공공부문 경영자들의 애로사항과 고민이 무엇인지 다양하게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죠.

- 하지만 노동부는 ‘대화의 시간’에 앞서 “기자들은 나가 주세요”라고 하더군요. 공공부문 경영진의 생각이 생생하게 보도되는 것은 노동자들의 이해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노사관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기자 출입을 제한할 거면서 왜 ‘보도자료’는 냈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공무원 사회는 많이 폐쇄적인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흐뭇한 소식 하나가 준비돼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국회의원 당선자의 딸인 단정녀씨가 사법시험 2차에 합격했다고 하네요. 현행 법을 위반했다며 숱하게 옥고를 치른 단 당선자를 아빠로 둔 법조인 정려씨의 모습이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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