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십니까?”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노동당 대선후보였던 권영길 대표의 ‘행복하십니까?’라는 멘트는 아마도 ‘우리 이제 행복한 삶을 꿈꾸자’라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2004년 지금, 우리는 일상을 얼마나 아끼며 행복해 하면서 살고 있을까?

「빨치산의 딸」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지만 판금조치로 그간 침묵을 지켜왔던 작가 정지아가 「희망을 심는 사람들」을 통해 다시금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주어진 여건의 한계를 극복하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일구어가는 12명의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을 발견한다. 이 책은 각자의 자리에서 딱 자신의 몫만큼 소박하게 실천하는 주인공들의 삶을 인터뷰를 거쳐 맛깔 난 글 솜씨로 담아냈다.

이 책 속에 담겨져 있는 12명의 사람들은 나이도, 성별도 살아온 역사도 다르지만 세 가지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점,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무관심’이 아닌 ‘관심’으로 일관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모두가 민주노동당 당원이라는 점이다.

“노동자들이 몸에 좋은 맛난 거 묵고 좋은 거 봄시로 다 함께 재미나게 사는 세상이 되었으먼 좋것소. 그것이 내가 평생 바라온 세상이요.”

독일 광부로 살아오면서 독일 노동자들의 행복한 삶을 체험했기에 그만큼 만의 행복을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꿈꾸며 살아가는 ‘휘파람 부는 남자’ 최정규.

자신의 가족을 사랑하는 것만큼의 삶의 여유와 기쁨을 노동자 계급의 영혼에도 불어넣기를 바라는 ‘이야기 들려주는 여자’ 최순영.

그 밖에도 자신의 일상을 주민들과 소중히 나누는 치과의사 조부덕 선상님, 실험실 밖으로 나온 과학자 신명호, 평택 미군기지 전문가인 ‘인터내셔널 핸섬 킴’ 김용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85퍼센트밖에 행복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김 웅, 고난한 사람들의 생활설계를 자신 있게 책임진다는 장명숙, 꿈을 찍는 사진사 화덕헌 씨, 정용오, 한지숙, 이선근, 류한승 씨.

그랬다. 「희망을 심는 사람들」에 나오는 12명의 주인공들은 세상의 무관심과 싸우는 행복을 무기로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들이었다.

“그들이 열심히 제 몫의 생과 역사적 책무를 견디며 살아오는 동안 하릴없이 세계의 밖을 배회하던 나에게 과연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 그들의 뜨거운 생의 에너지가 나른한 내게로도 옮겨와 주기를 바랄 뿐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12명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묵묵히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필맥펴냄/ 310쪽/ 9,000원)

편집부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