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국민은행장이 지난 3월 자신의 행장 취임을 막는 노조측을 무마하는 대가로 1백62억원의 특별격려금 지급을 약속하고 취임했음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17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1백41개 공기업의 경영구조 개선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1백32개 공기업에서 7백88건의 위법. 부당사항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金행장과, 임금을 편법으로 지급한 산업안전공단의 조순문 이사장에 대해 관계부처에 과실내용을 통보하는 등 기관장 9명의 문책을 권고했다.

특히 서울은행. 외환은행 등 금융관련 30개 공기업이 지난해 5조6천억원의 적자를 내 1997년(1조3천4백억원 적자)보다 네배 이상으로 적자규모가 커 진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측은 "정부의 공기업 경영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방만한 부실운영 사례가 나타났다" 고 밝혔다.

◇ 방만한 운영=정부가 지난해 말까지 완전 민영화하기로 한 33개 공기업 중 한국종합화학 등 22곳이 기업 자체의 저항, 경제침체로 민영화를 하지 못한 채 부실경영을 계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마사회는 기능직의 평균연봉이 3천3백만원으로 13개 정부투자기관 임직원 평균(2천4백40만원)의 1.4배에 이르는 등 공기업들의 높은 임금 구조도 여전했다.

한편 98년 이후 국정교과서. 남해화학. 한국종합기술금융 등 11개 기관이 민영화됐고 주공감리공단. 한국축산 등 8개는 통폐합돼 3만4천5백여명의 인원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민은행 특별격려금=감사원에 따르면 金행장은 3월 30일 노조측이 취임반대 철회 조건 중 하나로 요구한 특별격려금의 지급을 이면(裏面)합의한 뒤 취임식을 했다. 격려금은 지난 4월 21일, 5월 2일 두차례에 걸쳐 81억원씩 지급돼 임직원에게 나누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노조를 무마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수용했음이 밝혀졌다"며 "특별격려금 1백62억원은 인건비와 복리후생비 등 다른 예산항목에서 전용했다" 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측은 "이면합의는 없었고 金행장이 사기 진작 등을위해 개인판단으로 결정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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