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비정규직-격차확대 … 경영진 단기수익 집착 문제 악화
양적 성장 한계, 구조적 원인 … ‘업종별ㆍ지역별 노사정협의회’ 활용해야


“왜 수출은 느는데 내수는 침체되고 있을까. 우리나라 핵심 산업인 자동차 부분만 살펴봐도 해답이 나온다. 이대로 가다간 자본의 경제적 효율도 고갈되고 사회통합도 방향을 잃게 된다. 물론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고 노ㆍ사ㆍ정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노동연구원 조성재 연구위원)

우리나라는 현재 비정규직, 임금격차 확대, 노사관계의 대립과 불안정 등 숱한 노동관련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한 가운데 자동차산업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자동차산업은 국민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국적 노사관계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


보고서는 “업종 단위의 노사정 협의를 활성화하면서 완성차 노조가 사내 도급 노동자에 대해 대리교섭을 수행해 왔듯, 사외 도급 노동자에게도 연대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 현실적인 추진력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며 “자동차업종의 노사정협의회는 고용관계 전반에 대한 혁신을 이루는 매개체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종별 협의회의 의제로는 자동차산업과 관련한 공정거래정책, 산업정책, 금융정책, 복지정책 등 요구를 강화해야 한다며 △도급구조 혁신 △네크워크 전체가 노동 포섭적인 생산방식 채택 △자동차산업 임금격차 축소 장기 계획(예를 들어 10년) 수립 △실 근로시간 단축 △임금체계 개편 등을 제시했다. 또한 현재 사내도급과 같은 비정규직은 유사한 직무를 정규직과 함께 수행한다는 점에서 불법파견이나 위장도급일 가능성 높아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며 사회복지 확충도 점진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볼 때 연구팀의 보고서가 지적하고 있는 문제점들은 금속산업연맹이 최근 제기하고 있는 산업 차원의 전략 논의와 일정한 접점을 형성하고 있다. 노조의 입장에서도 사내하청과 비정규직이 확대되고 정규직의 고용불안 심리가 함께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위노조를 넘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연맹이 2003년 발간한 금속산업 사내하청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생산과 고용의 변동에 관한 노조의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서 산업차원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와 역량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적으로 맡아온 노동연구원 조성재 연구위원은 “노조가 실천해야 할 과제도 많지만 많은 부분에서 사용자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인 효율성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효율성과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감안해 산업 전략 자체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제 한국의 양적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당장 모든 것이 이뤄지지 않겠지만 더 늦기 전에 질적 성장을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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