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영화제’를 표방하고 있는 2004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된다.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전 세계 33개국에서 출품된 장·단편 영화 250여 편이 상영된다. 전주영화제는 '자유 독립 소통'을 슬로건으로 하고 있으며 부산이나 부천 등 다른 영화제와는 달리 실험적인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특히 일반 극장에서 흔히 만날 수 없는 참신한 영화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북대 문화관과 전주 시내에 위치한 ‘영화의 거리’에서 지속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번에도 주류 영화들과 차별되는 대안 영화와 디지털 영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영화제를 상징하는 올해 '디지털 삼인삼색'엔 봉준호 감독의 <인플루엔자>를 비롯해 이시이 고이의 <경심>, 유릭 와이의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가 상영된다.

독립영화전 '인디비전'에서는 주류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독립영화 16편이 소개된다. 이 중 이탈리아 단편영화 '키프트'(감독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는 죽음이 더 이상 슬프지 않은 일상이 되어버린 시골 마을 노인들이 한 젊은 여인을 통해 생의 활력을 찾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나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고 싶다'(감독 이은아)는 카메라로 세상을 보기 위 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젊은이가 주인공이다.

지난해에 비해 편수로는 80여편 늘어났지만 단편 영화수가 많아 실제 총 상영시간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실험 영화의 역사를 선보일 ‘ATG회고전’과 국내에선 접하기 힘들었던 쿠바영화를 소개하는 ‘쿠바영화 특별전’, 무성영화 위주의 ‘전주 소니마주’, 촬영감독들과의 대화가 이뤄지는 ‘필름 메이커스 포럼’, 가족영화로 적합한 ‘영화궁전’, 밤 12시 이후부터 새벽까지 선보이는 ‘전주불면의 밤’ 등 영화 뿐 아니라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이 많은 작품을 모두 다 설명 할 수는 없는 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모든 작품과 상세 상영 일정은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상영작은 5000원. 단, 개·폐막작과 '전주-불면의 밤' '소니 마주'는 1만원이다. 야외 상영작은 무료이며 선착순 마감된다.

김경란 기자 eggs95@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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