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은행권이 2조원 가량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을 비롯, 국가 전체적으로 최소 4조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우차의 금융권 차입금 12조3,000억원 가운데 은행권 여신은 4조5,000억원 가량으로 이중 35~40% 가량인 1조5,000억~1조8,000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매각대금이 당초 포드측 제시금액인 70억달러(7조7,000억원 가량)로 결정됐더라면 금융권 차입금 손실률은 37%에 불과, 은행권의 추가부담은 별로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향후 매각대금은 잘해야 GM컨소시엄이 1차 입찰에서 제시했던 40억~50억달러(4조4,000억~5조5,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금융권 차입금 손실률은 60% 이상으로 크게 높아져 1조원 이상의 추가 적립금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할 처지다.

이와 관련, LG투자증권은 이날 “대우차 매각대금이 50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은행권은 8,000억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고 추정했다.

특히 은행별 여신규모를 살펴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1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빛(9,000억원) 외환(4,006억원) 조흥(3,844억원) 제일(3,000억원) 서울(2,475억원) 순이어서 결국 국책 및 공적자금 투입은행이 대부분의 추가손실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우차가 정상가동되려면 매월 1,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해 향후추가 투입돼야 할 신규자금도 만만치 않다. 내년 2월까지 매각이 완료된다하더라도 5,000억원 가량의 신규자금 지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게다가 금리우대, 이자감면 등 채무상환 유예까지 고려한다면 은행권의 부담은 2조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적 손실은 이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2조~3조원에 달하는 매각대금 차액이 고스란히 손실 항목으로 옮겨지는 것은 물론 금융권의 추가부담에 따른 공적자금 추가조성 규모 확대,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위축 등 손실 규모가 4조원은 족히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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