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면서 일반시민들도 혼란스러워 했지만 노동계 또한 다들 ‘탄핵 패닉’ 상태라고 불리울 정도로 혼란스러웠다고 합니다.

- 이 혼란스러움은 민주노총이 탄핵 관련 성명서를 내는 와중에도 나타났습니다. 12일 낮 12시께 탄핵이 가결된 뒤 민주노총에서 오후 2시30분께 '부패한 정치집단의 쿠데타에 의한 탄핵은 무효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냈는데요. 이 성명서에는 민주노총이 탄핵무효화 투쟁에 힘차게 나서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민주노총에서 ‘썩은 보수 정치판, 이제 정말 판갈이 할 때이다’라는 제목으로 다시 성명서가 나왔습니다.

- 다시 나온 성명서 마지막 부분에는 ‘좀 더 조직적 논의가 필요해 12일 성명서를 삭제하고 중앙집행위원회 논의를 거친 13일 성명서를 공식입장으로 채택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 12일 나온 성명에서처럼 ‘탄핵무효화 투쟁’을 민주노총이 천명하는 것은 자칫 ‘노무현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요, 이번 탄핵을 노동계 입장에서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이런 해프닝이 생기는 것 같아요.
- 그런데 이런 ‘탄핵 패닉’ 현상은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에서도 있었는데요.

- 민주노동당이 공식입장을 밝힌 성명서가 탄핵이 가결된 지 4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왔는데요, 중앙에서 너무 늦게 성명서가 나와 민주노동당 소속의 몇 개 지구당들이 중앙 성명서가 나오기 전에 성명서를 내기도 했답니다.

- 그 와중에 중앙과 지구당 성명서 내용이 달라 여러 가지 혼란을 겪었고 중앙에서 입장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하자 먼저 성명서를 낸 지구당들이 기존 성명서를 삭제, 취소하는 등의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 이렇게 노무현 탄핵은 노동, 진보진영에도 상당한 혼란을 줬습니다. 그리고 노조 집회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탄핵 가결됐는데, 집회를 해도 괜찮나요?”

- 13일 오후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전국대회’를 준비한 전국여성노조는 12일 탄핵이 가결됐다는 내용이 언론을 타자 전국에서 걸려오는 조합원들 전화로 무척 바빴다는군요. 대부분 “탄핵이 가결됐는데 우리가 대회를 치러도 괜찮겠느냐”는 우려성 전화였다고 합니다.

- 이 때문에 혹시 조합원들이 많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노조의 걱정이 있었지만 다행히 대구나 광주 등 먼 지역의 조합원들까지 대회에 결합해 내심 안도를 했다고 합니다.

또 이날 전국여성노조는 이후에도 탄핵에 개의치 않고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안 처리가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더욱 힘차게 투쟁하기로 했답니다.

- 한편 이번 탄핵 사건과 관련 모 기자가 강도와 관련한 비유를 했는데요. 어떤 집에 강도가 들어와 아무 힘없는 노인, 혹은 아이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위협을 하고 있는데 다른 강도가 들어와 나는 10분의 1만 가져갈 테니 돈을 내놓으라고 했답니다. 이를 본 먼저 들어온 강도가 10분의 1만 가져가겠다고 한 강도를 칼로 위협, 죽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노인 혹은 아이는 먼저 들어온 강도를 용서해야 하나? 아니면 10분의 1만 가져가겠다고 위협한 하다 죽은 강도에 대해 동정심을 가져야 하나? 등등에 대한 의문점이 남았다고 합니다. 현 상황과 적절한 비유인거 같더군요.

정규직 전환 금호타이어 사내하청, 100만원 투쟁기금으로

- 지난 주에 노무현 탄핵문제로 전국이 뜨거웠지만 금호타이어비정규직노조 투쟁 또한 아주 뜨거웠다고 합니다. 현재 금호타이어비정규직노조는 불법파견노동자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사내하청노동자 276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을 때 투쟁기금으로 100만원씩 내기로 결의했다고 합니다. 2001년 인근 광주 캐리어사내하청노조에서도 노조의 투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내하청노동자 100여명이 300만원씩 투쟁기금을 결의한 적이 있었습니다.

- 지난주 토요일 울산에서 있었던 전국노동자대회에 금호타이어비정규직노조 1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을 했는데요. 이날 먼저 정규직으로 전환된 53명의 조합원들도 연차를 내고 참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회사 쪽에서 신입사원이기 때문에 아직 연차를 쓸 수 없다며 결근처리를 했다고 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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