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UN이 1일 48차 여성지위 위원회(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를 열고 양성평등 실현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특히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올해 회의에서는 분쟁해결과 평화재건 과정에서의 여성 참여 등 양성평등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남성들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회의를 주도하고 있는 호세 안토니오 UN 경제사회국 부국장은 “2015년까지 기아인구를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려는 UN의 밀레니엄개발목표(MDG)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성평등이 보장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남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를 위해 이미 활성화 되고 있는 남성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그렇지 못한 남자들에 대해 양성평등의 가치를 이해하도록 지원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안젤라 킹 성문제 특별 보좌관은 “양성평등에 대한 자각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많은 나라들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를 인용 “각 국가별로 10~69%의 여성들이 폭력을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WHO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매일 1,600명의 여성들이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해 사망하고 있으며 이들의 99%는 의료지원이 이뤄질 경우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안젤라 보좌관은 “우리의 희망은 소년과 소녀들이 동등한 교육기회를 보장받고, 엄마와 아이들이 보다나은 건강보험과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의사결정과정에서의 동등한 참여, 동등한 인권, 좋은 정부를 달성하기 위한 동등한 기회 등이 가능한 세계”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제노동운동을 대표하는 국제자유노련(ICFTU)과 국제산별노조들도 이번 회의에 17명의 대표단을 파견해 작업장에서의 양성평등을 실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ILO 조약 156호의 전 세계적 비준과 완전한 이행을 촉구할 계획이다.

또한 노동계 대표단의 일원으로 콩고 간호사노조와 교사노조 대표자들은 4일 UN 본부에서 열리는 ‘평화로운 미래 보장’ 토론회에 참여해 분쟁 해결과 평화 재건 과정에서 여성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보장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한편 국제자유노련와 국제산별노련들은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을 위한 노조, 노조를 위한 여성’이라는 주제로 전 세계적인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며 이번 캠페인은 여성노동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자유지역(EPZs)과 비공식 경제에서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게 된다.


* 3.8 세계여성의 날 유래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은 1900년대 장시간 저임금에 저항한 미국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유래했다.

당시 경제공황에 따른 경제침체를 겪고 있던 미국에서 여성노동자들은 하루 12~14시간을 먼지 구덩이 속에서 일해야 했지만 선거권도, 노조 결성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는 공장 문을 걸어 잠그고 여성노동자들에게 일을 시켰던 트라이앵글 피복회사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146명이 불에 타죽는 참혹한 사건까지 일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1908년 3월8일 1만5,000명의 여성노동자들이 뉴욕 럿거스 광장에 모여 ‘여성에게도 선거권을 달라’ ‘노조결성의 자유를 보장하라’ ‘임금 인상하라’ ‘10시간 노동 보장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라’는 등의 구호를 위치며 무장한 군대에 맞서 싸웠다.

이 시위로부터 2년 뒤인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2차 국제사회주의자여성대회에서 미국 섬유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된 3·8시위를 매년 세계여성의 날로 기념하기로 결정했으며 현재 세계 각지에서는 여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유엔에서도 매년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함과 동시에 유엔 사무총장의 기념축사가 발표되는 등 여성인권에 관한 유엔 차원의 결의가 세계에 선포되는 날이기도 하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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