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일단락된 외환카드노조 투쟁 과정에서 2박3일동안 노사간의 팽팽한 힘겨루기와 심리전이 진행됐다고 하던데요.

-한마디로 정리해고통보 시점과 희망퇴직 시점을 정해 놓은 외환은행 측의 교묘한 심리압박 작전이 진행됐습니다. 애초 26일 정오였던 정리해고 통보시점이 이날 오후5시, 밤9시로 연기됐고 급기야 27일 새벽에는 정리해고명단을 통보하고 다시 27일 자정까지 희망퇴직을 연장했습니다.

조합원들은 희망퇴직과 정리해고통보 시점을 넘길 때마다 집회를 열어 “사선을 넘어섰다”며 환호성을 지르고 했지만 최종 통보 시점이었던 27일 자정이 다가오면서부터는 많이 흔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27일 오후6시만 해도 400여명에 달하던 조합원들이 저녁8시가 되자 200여명밖에 모이지 않았습니다.

정리해고 마감시간이 다가오자 조합원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흐느끼거나 아무 말없이 북만 치면서 ‘마지막 사선’을 기다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특히 정리해고 시작과 희망퇴직 마지막이었던 27일 자정 회사 측이 다시 희망퇴직 하루 연장을 선언해 회사 측이 목표했던 희망퇴직 인원에 거의 육박했음을 눈치 챌 수 있었습니다.

'북'과 '휴대폰'

-이번 외환카드 사태 과정에서 ‘휴대폰’과 ‘북’이 노사간의 가장 중요한 무기가 됐다고 하던데요.
외환은행 측은 지난 20일 직원들의 등급평가 결과를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통보해 사실상 정리해고 대상임을 알려줬고 27일 새벽 역시 휴대폰 메시지로 마지막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시점을 통보했습니다. 사람의 생존권이 달린 해고통보를 문자메세지로 했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파업때도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통해 업무복귀를 종용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휴대폰 문자메세지가 사용자들의 노무관리와 노조와의 대화형태(?)로 자리 잡아가는 씁쓸한 모습이었습니다.

-외환카드노조는 이번 투쟁에서 미리 준비한 200여개의 ‘북’을 시위에 십분 활용했습니다. 특히 ‘북시위’의 압권은 27일 밤8시부터였습니다. 일부 조합원들이 정리해고통보시점이 다가오자 농성장을 떠났고 나머지조합원들은 12시까지 아무 말없이 북만치는 시위를 벌이자고 결의했습니다.

저녁8시가 되자 자리를 떠나지 않은 조합원들은 구호도, 사회자도 없이 라디오에서 나오는 투쟁가요에 맞춰 박자를 맞추어 북만 쳤습니다. 일부 조합원들은 북을 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는데요. 진짜 조합원들은 이날 밤 12시까지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북만 계속해서 치는 광경을 연출했습니다.

휴대폰이 사용자들의 무기였던데 반해 노조원들은 ‘북’을 마지막 무기로 선택한 셈이군요.

녹색사민당 vs 한겨레

-지난 27일 서울대간병인들이 농성을 벌이던 서울지방노동청에서 경찰에 의해 쫓겨 난 일이 있었습니다. 전원 연행됐다 석방되긴 했습니다. 이날 침탈소식을 듣고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과 주진우 비정규실장이 곧바로 중재를 위해 서울지방노동청으로 출발했습니다. 문제는 지도부가 가고 있는 와중에 경찰이 모든 작전을 완료했다는 건데요.
민주노총 지도부로서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죠. 농성이 오래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서울시경 쪽에서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 등 임원들이 지난번 경찰청장을 만난 사실을 당일에야 늦게 알게 된 것과 관련해 화가 났다고 하던데, 화풀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 녹색사민당이 한겨레신문의 불공정 보도를 규탄하며 항의 방문까지 했다고 합니다.

- 사건의 발단은 한겨레신문 총선자문위원인 김갑수씨가 지난달 27일 쓴 칼럼 때문입니다. 김씨는 칼럼 말미에 “아울러 17대 총선이 남겨놓을 양념 같은 흥밋거리 한두 가지. 가령 ‘박찬종, 이인제, 김민석, 장기표’씨 등과 같이 특이한 체질의 정치인 이름을 계속 보게 될까. 김종필 총재께서는 ‘영생불사’하실 것인가…”라고 적었습니다.

- 이에 대해 녹색사민당은 “진보정당에 대한 탄압이며 차라리 녹색사민당의 간판을 내리라고 1면 톱기사를 싣는 것보다 더 비열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사민당은 27일 한겨레신문에 항의 방문을 했고 이후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 한겨레신문측은 “신문에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수 있으며 이 칼럼도 그 중의 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서로 접점을 찾아 잘 마무리가 돼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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