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에도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내용으로 시작된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한 고 박일수씨 관련 사안으로 노동계가 분주했는데요.
- 고 박일수씨 시신이 있는 울산대병원 영안실에 많은 사람들이 슬픔과 분노를 안고 문상을 오고 조화를 보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난 18일에는 근로복지공단비정규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이었던 고 이용석씨의 유족이 보낸 조화가 도착했다고 합니다.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먼저 분신하셨던 고 이용석씨의 가족들도 아직 슬픔이 가라앉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 지난 주 내내 울산에서는 현대중공업 경비들과 대책위, 사내하청노조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경비들의 폭력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많던데요.
특히 아직 어리고 덩치도 작은 20대의 하청노조 한 조합원을 양 손과 발을 묶어서 십여명의 경비들이 발로 밟았다는 사실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경찰보다 먼저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비들은 정말 체격이 건장하던데요. 전해지는 말로는 현대중공업 경비는 울산지역 씨름, 유도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채용된다고 합니다.
- 이번 사건은 노동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울산인권연대가 회사 쪽이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크레인농성을 폭력적으로 진압한데 대해 이를 방기한 울산 동부경찰서장을 직무유기로 고발했다고 합니다.
또 울산지역 민주노동당 소속 구청장과 시,구의원이 23일 울산시청 프레스룸에서 박일수씨 분신과 관련 회사 쪽에 시급한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합니다.

서울남부지방노동사무소의 그 때 그 시절
- 지난 20일 서울남부지방노동사무소가 지역 언론, 유관기관 간담회를 진행했는데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매일노동뉴스에서 익히 듣고 보도한 내용이라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노동부가 관내 노동자, 사업주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에 남습니다.
노동행정 최일선에서 뛰는 근로감독관들의 애환도 부분적으로 들을 수 있었구요.
- 특히 산재보험 가입을 위해 지난 60년대 근로감독관이 이리저리 뛰어다닌 얘기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얼마 전 서울노동청으로 소속을 옮긴 의정부사무소 같은 경우는 다른 서울지역 사무소 관내보다 6배 정도 지역이 넓어 감독관들이 당시 고충이 많았다고 합니다. 산재보험 가입을 위해 사업체 하나하나를 방문해야 했는데요. 멀리서 보면 연기가 나는 것이 꼭 공장인데 막상 20~30분 걸어가서 확인하면 벼를 태우고 있는 농가로 확인되는 등 허탕을 많이 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의정부 근로감독관의 필수품은 망원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그 시절’에만 있는 얘기죠.
- 남부지방노동사무소 간부들은 지금이 편리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때가 여유도 있고 좋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또, 요즘은 근로감독관 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 젊은 사람들이 감독관으로 인사가 나면 사표를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인원확충과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암튼, 남부지방노동사무소를 다녀와서 느낀 것은 노동계에도 현장이 있듯 노동부의 현장이 지방노동사무소라는 점입니다.

금속연맹 법률원 변호사들은 인기 강사
- 민주노총 금속연맹 법률원에서 2박3일간 제1회 법률학교를 개최했는데요. 첫날인 19일 오후 2시에 시작해 수업 한 시간에 5분 쉬는 것과 저녁시간 1시간 빼고 밤 12시까지 수업을 진행해 힘들어하며 다들 입을 모아 “고시원에 갇힌 고시생이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막상 수업을 들어가면 눈동자를 빛내며 수업에 임했습니다.

- 이날 법률원에 소속된 많은 변호사들이 강의를 진행했는데요. 변호사들마다 각자의 개성을 살려 강의를 해 어떻게 해서든 조합원들에게 한 가지라도 기억하게 하려고 애를 썼답니다.
특히 ‘노동조합’과 ‘집회, 고소고발, 수사절차’를 설명한 박훈 변호사는 걸걸한 입담과 다양한 행동을 통한 강의를 해 조합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아 강의 도중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선비처럼 조용히 강의를 하면서도 중간 중간 “우리가 왜 이렇게 배워야 합니까. 그건, 모르면 노조를 두 번 죽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라는 유행어를 섞어 조합원들의 잠을 깨운 전형배 변호사도 조합원들에게 인기가 많았답니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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